열대성 '잘피' 남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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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성 해초인 해호말. 부산일보DB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지속 상승으로 인해 남해안 바다 생태계 이상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9~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제1차 장기해양생태계 연구 심포지엄'을 개최해 지난 1년간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10개년 사업으로 약 400억 원을 투입, '장기해양생태계 연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기해양생태계연구팀
"해수온도 상승 따른 것"


장기해양생태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국내 연안에 자생하는 고유 잘피종의 분포가 감소하는 대신, 해호말 등 열대성 유입 잘피종이 남해안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잘피는 우리나라 연안과 강 하구에서 자라면서 해양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지 제공 등 다양한 생태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현화식물(꽃이 피는 식물)이다.

국내 연안에는 온대성 잘피 8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해연안의 경우 해수온 상승으로 유입된 열대성 잘피종이 지난 2007년 여수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남해 전역에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부산대 이근섭(생명과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호말은 여름철 고수온에서 생장 속도가 저하되는 우리나라 자생종 잘피와는 달리 여름철 고수온에서 최적의 생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돼 국제 저명학술지에 게재됐다.

한편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연관한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서의 상업어획 어종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연구결과 기후변화는 해류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을 보여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우리나라 동해의 경우 경북 후포 인접해역을 중심으로 주요 해양생물의 유전적 교류가 차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수 성질이 서로 다른 한류성 물덩이와 난류성 물덩이의 경계(전선)가 생물집단간 유전적 교류를 막는 장벽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 및 제주 연안 등 전국 연안 18개 지점에 서식하는 '바지락 건강지도'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해양생물의 바이러스성 질환 및 양식업 피해를 조기진단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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