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곳곳 흉터처럼… 사춘기의 전유물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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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슴 여드름 원인 및 치료법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옷 속에 가려져 있던 몸통 여드름에 대해 고민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여드름 환자의 등. 등 여드름의 경우 색소 침착이나 팬 흉터가 생기기 쉽다. 사진제공=오르비스·뷰티스피부과

#사례1-취업준비생 이 모(26) 씨. 면접을 앞두고 받은 피부과 치료로 얼굴에 난 여드름은 많이 좋아졌지만, 등에 난 여드름이 점점 더 심해져 걱정이다. 고름이 찬 여드름과 울긋불긋한 흉터를 볼 때면 여자친구와 함께 가기로 한 피서지에서 수영복을 입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 #사례2-패션 모델 같은 외모의 직장인 홍 모(31·여) 씨. 하지만 여름만 되면 심해지는 가슴, 등 여드름 때문에 옷 입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가슴과 등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옷을 입고 싶어도 올록볼록 솟아난 붉은 여드름 때문에 깔끔하지 못한 인상을 줄까 봐 망설여진다.


성인기 초기·남성에게 많이 발생
청결 관리 힘들어 방치 대부분
심하면 어깨·엉덩이에 퍼질 수도



· 여드름 환자 절반은 몸통도 울긋불긋

가슴과 등에 나는 몸통 여드름은 일반 여드름의 한 형태다. 여드름 환자 중 약 48%는 얼굴에만 여드름이 나지만, 52%는 얼굴과 몸통에 여드름이 함께 나타난다. 몸통에만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가슴과 등에 특히 피지선이 많이 분포돼 있어 유독 이 부위의 여드름이 심한 경우도 있다.

얼굴에 난 여드름은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몸통 여드름은 주로 성인기 초기에 발생한다.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더 빈번히 나타난다.

가슴과 등에 나는 여드름은 얼굴에 난 여드름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 없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등은 직접 보고 씻을 수 있는 부위가 아니기 때문에 청결하게 관리하기가 더 힘들다. 또 얼굴 피부보다 각질층이 두꺼워 모공이 잘 막히고 염증, 색소 침착이 심해지기도 한다.

몸통 여드름의 원인은 일반 여드름과 마찬가지로 호르몬의 변화, 피지 과다, 모공의 막힘, 여드름균과 염증 반응에 의한 것이다. 얼굴과는 달리 압력이나 마찰 등 물리적 자극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브래지어처럼 압박을 받는 속옷, 의자에 기댄 채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자세, 등에 메는 가방의 압력 같은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여름철의 덥고 습한 날씨와 땀은 여드름을 더 악화시킨다.

가슴과 등 외에도 심하면 어깨, 팔 위쪽, 엉덩이에까지 여드름이 난다. 모공을 따라 붉은 구진(지름 5㎜ 이하의 발진으로 피부가 솟아오른 것)이나 작은 결절의 형태로 나는 경우가 많은데 심해지면 고름집을 형성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오장육부의 불균형, 스트레스, 기혈 순환 장애, 체내의 불필요한 노폐물, 독소, 몸속에 쌓인 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고 본다. 특히 풍열(風熱)로 인한 여드름이 많아 위로 뜨는 열의 성질 때문에 몸의 상부, 즉 가슴이나 등에 주로 여드름이 생긴다는 것이다.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
국소치료제·항생제 처방
최근에는 광흡수제·레이저 사용


· 치료 속도 얼굴 여드름보다 느려

뷰티스피부과 서면메디칼센터점 오창근 원장은 "몸통 여드름은 색소 침착, 켈로이드 흉터, 패인 흉터가 잘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병원에 오면 약물에 의한 여드름양 발진이나 말라세지아 모낭염은 아닌지 감별한 뒤 여드름 치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결핵약, 스테로이드, 항생제 복용 때에도 부작용으로 여드름과 유사한 발진이 생길 수 있다. 곰팡이균에 의한 말라세지아 모낭염도 여드름과 비슷하지만 주로 여름에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때에는 항진균제를 처방한다. 여드름에 말라세지아 모낭염이 혼합 감염될 수도 있다.

몸통 여드름 치료법은 얼굴 여드름 치료와 동일하다. 하지만 몸통은 얼굴에 비해 피지선이 크고, 피부가 두꺼워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이 적고 느린 것이 단점이다.

여드름이 심하지 않은 경우 항생제, 벤조일 페록사이드, 레티노이드와 같은 국소치료제를 바르고 필링, 압출, 광선치료 같은 피부과적 관리로 치료한다. 부위가 넓거나 병변이 심한 경우는 항생제나 이소트레티노인 등 먹는 약을 함께 처방한다.

최근에는 광역동요법(PDT)도 사용된다. PDT는 특정 파장의 광선만을 흡수하는 광흡수제를 발라 여드름균과 피지선 세포를 파괴시키는 치료법이다. 여드름에 의한 색소 침착이나 붉은 자국이 있을 땐 늘어진 혈관을 선택해서 제거하는 시너지레이저나 색소 전용 레이저인 레이저토닝을 사용하기도 한다.

동의대한방병원 윤화정(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한방에서는 여드름을 단순히 피부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한약과 침 치료를 통해 인체 내부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재발과 악화를 방지하며 동시에 외적인 치료를 병행해 여드름을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도움말=뷰티스피부과 서면메디칼센터점 오창근 원장

동의대한방병원 윤화정(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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