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370> 울주 삼강봉~백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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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봉 정상 올라서면 경주 도심·울산항 풍경이 앞뒤로…

삼강봉을 지나 백운산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는 고헌산, 가지산 상운산,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 문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뿐만 아니라 대구 팔공산까지 보인다.

이번 주 '산&산'은 호미기맥과 낙동정맥을 함께 탈 수 있는 코스를 잡았다. 울산 울주군의 삼강봉(三江峰·845m)에서 백운산(白雲山·893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호미기맥을 따라 삼강봉에 들렀다가 낙동정맥으로 갈아타고 백운산을 거쳐 내려오게 된다.

삼강봉과 백운산은 800m대 높이로 고봉준령이 아닐 뿐더러, 특별히 이름난 계곡이나 풍광을 품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호미기맥과 낙동정맥을 동시에 탈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산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낙동강, 형산강, 태화강이 분기하는 삼강봉의 독특한 지세 역시 사람을 불러 모으는 포인트다.

이번 산행 들머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냐, 자가승용차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리 잡을 수밖에 없다. 울주군 언양읍에서 308번 버스를 탄다면 두서면 내와리 버스정류장에 내려야 한다. 정류장 옆 내와리 노인회관 왼편으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삼백육십오일사 표지판을 보고 15분가량 걸어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자가승용차로 왔다면 이 삼거리를 들머리로 잡으면 된다. 삼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동차 서너 대를 주차할 만한 공간이 있다.


호미기맥·낙동정맥 양쪽에 걸쳐
태화·형산·낙동강으로 빗물 흘러

'김유신 장군 기도 동굴' 전설도
목장터엔 한우 수십 마리 노닐어


승용차를 타고 온 '산&산'팀은 이 삼거리를 들머리로 잡았다. 구체적인 산행 코스는 삼거리~묘지~369봉~삼각점~바위군~656봉~삼강봉~전망바위~갈림길(두 번 지남)~김유신 장군 기도굴~전망바위~백운산~갈림길(주의)~삼익목장 터~갈림길(주의)~선재봉~임도 만남~원점 순이다. 모두 8.6㎞ 구간으로 4시간가량 걸렸다.



출발점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잡아 삼백육심오일사 방면으로 난 임도를 따라 50m가량 전진한다. 산행 안내 리본을 보고 오른쪽으로 꺾어 임도를 벗어나 등산로에 접어들면 호미기맥에 올라타게 된다. 호미기맥은 삼강봉에서 낙동정맥과 분기, 천마산~치술령~토함산~함월산~조항산~금오산~공개산~고금산~호미곶까지 거의 100㎞를 동해를 향해 뻗는다.

묘지 하나와 369봉을 거쳐 삼각점이 있는 398봉까지의 외길 등산로는 편안하다. 비록 삼각점이 수풀에 둘러싸여 있긴 했지만 길 찾기도 수월하고 경사도 완만하다.20분 소요.

태풍이 지나간 지 얼마 안 된 등산로는 가을도 아닌데 나뭇잎들이 떨어져 쌓였고 곳곳에 부러진 가지들이 어지럽다. 길은 산만했지만, 뚫린 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강한 바람이 모든 삿된 것을 쓸고 갔는지 파랗다 못해 눈이 시릴 지경이다.

삼각점을 지나 656봉으로 향하는 길은 가팔라진다. 하지만 소나무 숲을 관통하는 등산로는 여전히 외길이고, 위치를 식별할 만한 특별한 지형지물도 없다. 30분가량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오두막 크기의 바위들이 모여 있다. 이 바위군을 왼쪽으로 피해 656봉을 지나니 길이 다급해진다. 해발 845m의 삼강봉까지 거의 200m 높이를 단숨에 치고 오르자니 몸도 바빠진다. 심박 수가 빨라지고 호흡도 거칠다. 땀에 흠뻑 젖어 15분가량 오르니 집채보다 큰 바위 앞에서 길이 갈린다. 바위를 우회하는 왼쪽 길을 버리고 바위 사이로 난 등산로를 따라 치고 오르니 곧 삼강봉이다.

삼강봉 정상은 넉넉잡아도 20㎡ 안팎으로 좁았지만 사위 전망이 탁월했다. '三江峰·해발 845m'라고 새겨진 정상석이 당당해 보이는 이유도 조망의 탁월함 때문일 것이다. 올라왔던 능선은 물론 앞으로 타야 할 능선이 조선 말기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다는 탑골마을을 빙 둘러 싸고 있다. 북쪽으로는 경북 경주시 도심과 남산, 토함산, 천마산이 펼쳐진다. 날씨가 맑으면 포항 앞바다까지 아스라이 보인다고 한다. 뒤돌아서 남쪽을 보면 울산 시가지와 크레인들이 줄지어선 울산항이 보인다. 울산 앞바다에는 수출입을 위해 정박한 배들이 점점이 떠 있다.

전준배 산행대장은 "산봉우리 이름에 강(江)이 들어간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면서 "이 봉우리에서 세 개의 강이 분기한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삼강봉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지세를 따라 울산 태화강, 경주 형산강, 그리고 낙동강으로 갈라져 흐른다.



삼강봉으로 이어진 호미기맥 능선길은 빽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나 있다.
삼강봉에서 백운산을 향해 15m 정도 내려오면 이정표가 있다. 낙동정맥에서 호미기맥이 분기하는 지점이다. 강원도 태백시의 구봉산에서 시작된 낙동정맥은 이 이정표와 백운산을 거쳐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에 이르게 된다. 엄밀히 따지자면 호미기맥이 시작되는 지점도 삼강봉이 아니라 이 이정표가 세워진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 낙동정맥을 타고 백운산 방면으로 간다. 10분가량 전진하니 조망이 탁 트이는 전망바위가 있다. 발아래로 전원주택지로 유명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가 보인다. 그 너머로는 고헌산 가지산 상운산,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 문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뿐만 아니라 대구 팔공산까지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내려와 6~7분 더 나가면 김유신 장군 기도굴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왼쪽 내리막으로 100m쯤 내려가면 바위 절벽이 푹 파여 있다. 동굴은 높이 1m, 깊이 3~4m가량 된다.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을 염원하며 기도했다고 알려진 곳인데, 어떻게 이런 사실이 알려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김유신 장군 기도굴에서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가 백운산 정상으로 간다. 정상 직전 경주 방면 조망이 트이는 전망바위를 또 만난다. 백운산 정상은 수풀에 싸여 전망을 볼 수 없으니 여기서 마지막 조망을 즐겨야 한다.

전망바위에서 백운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넓다.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한 방화선이다. 이 방화선은 고헌산까지 이어져 흉물스럽다. 5분 소요. 백운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3개인데, 두 개는 정상 고도를 907m로, 하나는 901m로 새겨놓았다. 국립지리정보원이 발행한 2만 5천 분의 1 지도에는 893m로 표시돼 제각각이다. '산&산'은 국립지리정보원 지도의 표기를 따른다.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상에서 방화선을 따라 고헌산 방면으로 하산 길을 잡는다. 150m 정도 내려가다 방화선 복원 안내 간판이 보이면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리본을 잘 보아야 한다. 이 지점에서 줄곧 오솔길을 따라 30분 정도 가니 억새풀이 무성한 평지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자 넓은 목초지가 시원하게 트인다. 삼익목장 터라고 한다. 풀을 뜯던 누런 소 수십 마리가 갑자기 나타난 산꾼들을 뚤멍뚤멍 쳐다보며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삼익목장 터 목초지에 수십 마리 소가 풀을 뜯고 있다.

목장 경계를 알리는 철조망과 나란히 걷다가 '산불조심' 간판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꺾어 목초지를 빠져나와 등산로로 나간다. 10m 정도 벗어나면 길이 갈리는데 왼쪽 오르막을 따라 10여 분 가면 선재봉(善財峰·586m)이다. 오른쪽 넓은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면 상선필 마을로 가는 길이다.

선재봉에는 작은 팻말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없었으면 봉우리인지 아닌지 식별할 수 없을 뻔했다. 선재봉에서 다시 7~8분 내려가면 임도와 합류한다. 왼쪽으로 꺾어 30분 정도 걸으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산행문의 :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울주 삼강봉~백운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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