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노래방 화재 대참사] 사고 당일 내내 에어컨 설치공사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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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 노래주점 화재 한국인 희생자 6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동아대병원 장례식장에서 7일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9명의 사망자를 낸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시크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 5일 하루종일 에어컨 설치공사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에어컨 설치공사가 직접적인 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크노래방 화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산진경찰서는 화재가 난 지난 5일 노래방 일부 방에 설치된 에어컨을 벽걸이형 제품으로 교체 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공사를 위해 실내 전기배선 작업도 동시에 진행 됐는지와 새로 설치된 에어컨이 과부하 등 다른 전기적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 배선 작업·과부하 여부
직접적 화인 가능성 집중 수사

비상구에 덧문·적치물… 탈출 막아
불법구조변경 업주 처벌 불가피



이날 교체된 에어컨이 경찰이 추정하고 있는 발화지점인 21번과 24번방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공사가 하루 종일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기 교체와 함께 전기적인 공사도 동시에 이뤄졌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날 공사가 "오전 9시부터 시작돼 영업을 하기 직전인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며 "영업시간을 앞두고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서둘러 공사를 끝낸 정황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화인 규명에 힘을 쏟고 있는 경찰은 8일 현재까지 합동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손님이 없던 21번방과 24번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만 확인했을 뿐 다른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생존자들이 화재 당시 '펑'하는 폭발음을 들었다는 증언에 따라 가스폭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직접 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7일 화재 현장 내부를 정밀 검색한 경찰은 기수정밀 일행이 있던 25번방과 여자화장실 사이에 있는 보조주방에서 폭발한 소형 부탄가스통을 발견했다. 이 가스통은 휴대용 가스버너 연료로 제작된 것으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 채 보조주방 바닥에서 발견됐다.

한편 불법구조변경과 피난로인 비상구에 적재물을 쌓아 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업주 조모(25) 씨의 형사처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노래방이 영업허가를 낼 당시 비상구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부속실과 주출입구 인근의 다용도실이 손님을 받는 방으로 불법 구조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남녀화장실 좌우로 있던 비상구도 당초에 없던 덧문이 설치돼 있거나 주류박스 등 적치물이 쌓여 있어 실질적인 비상통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이들의 신병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구체적인 혐의와 자료 확보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업주와 종업원들의 과실이 대규모 인명피해와 직접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업무상 (중)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형사처벌을 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 1월 9명의 사망자를 낸 영도구 남항동 상하이노래방 화재사건 당시에도 업주와 종업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은 또 화재 당시 촬영된 CCTV 화면 복원과 함께 생존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업주와 종업원들이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하지 않고 먼저 피신했다는 의혹을 밝히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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