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IP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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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국 동서대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

각 가정에는 생활에 필요한 전선, 전화선, 배관, 가스관 등 많은 선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발전소로부터 송전탑을 걸쳐 전선이 연결되어 가정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정수장에서부터 상수관을 통하여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고, 생활하수는 하수관을 통하여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진다. 이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 흐르고, 전기·수도계량기를 통하여 사용량만큼 요금을 지불한다.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상수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한다.

전화통화의 경우는 어떨까? 전화국에서부터 연결된 전화선은 각 가정 전화기와 연결되어 통화를 가능케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서로가 필요할 때에만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고유의 전화번호가 부여되고 이들 번호를 통하여 서로 통화할 수 있다.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의 시내통화사업자를 통하여 서비스 받고, 전화국 교환기에서 월별 사용량에 따라 전화비용을 과금한다. 이동통신 휴대폰은 기지국에서 사용자 단말기 간에 무선으로 연결되는 것 외에는 유선전화와 비슷한 체계이다. 이동통신사업자는 SK, KTF, LGT 등이 있다.

인터넷은 KT, LG데이콤, 온세통신, 하나로통신 등 2007년 9월 112개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업체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제 서비스와는 다르게 정액제로 사용하고 있다. 112개의 ISP 간의 트래픽을 원활하게 소통시키기 위한 인터넷 연동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를 인터넷 교환 노드(IX:Internet exchange)라 한다. 국내에는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의 KIX, BIX, 6NGIX 와 케이티 KTIX, LG데이콤 DOX, KINX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영리 공공 인터넷망은 한국정보사회진흥원 중심으로 연동되고 상용 ISP는 KTIX, DOX, KINX를 통해 연동되고 있다. 미국의 9·11 테러 이후 부각된 재난 복구와 몇 가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인터넷교환센터가 부산에 위치한 BIX이다.

전화기와 같이 인터넷도 양방향성을 가지기 때문에 사용자 컴퓨터의 고유 식별번호가 필요한데 이를 IP(Internet Protocol)라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를 전화번호처럼 기억하고 인지하지 않아도 사용에 불편이 없다. 예를 들어 인터넷 웹브라우저 검색사이트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요청을 하면 웹브라우저는 사용자 컴퓨터의 IP 주소와 요청사항을 서버로 같이 전달하고 그 결과를 IP주소의 웹브라우저에 알려준다.

현재 인터넷 IP 주소는 버전4(IPv4)로 4개의 0~255까지의 숫자를 점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예를 들면 '203.241.176.13'과 같다. 8비트를 4개 사용하니 32비트로 이뤄진 IPv4는 최대 2의 32제곱으로 약 43억개의 서로 다른 주소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사용자 수요를 감안할 때 현재 사용되고 있는 IPv4 체계로는 계속해서 요구되는 인터넷 주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또한 2010년 즈음에는 IPv4 인터넷 주소가 고갈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28비트 기반의 IPv6 주소 체계를 확정했다. 여기에는 2의 128제곱으로 43억x43억x43억x43억개의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터넷주소를 제공한다.

IPv6는 이미 상당수 상용화가 진행되어 차세대 인터넷 분야의 표준으로 자리잡혀 향후 IT 분야의 기반으로 국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IPv6 기반 인프라의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이 분야의 선점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일반인들도 이들 관계를 이해하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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