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디지털 중독의 시대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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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국 동서대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

우리들이 어린 시절인 1970년대만 해도 전화가 있으면 부자였다. 그 값이 워낙 비싸 집 다음으로 큰 재산이었고 전화 한 대를 놓으려면 1~2년을 기다려야 개통이 가능했다.

1984년 차량용 이동전화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 말 우리나라 국민 4천900만 명 가운데 휴대폰 가입자가 4천만 명을 넘어섰다. 갓난아기와 고령자를 제외한 대부분 국민이 휴대폰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말이다. 각 가정에 한 대씩 있던 유선전화가 무선전화,이동전화,그리고 복잡한 다기능을 갖춘 첨단 개인 휴대 단말기로 발달해 왔고,이들이 통신의 주체가 됐다.

올해 초 초고속 인터넷 가입 가구수가 1천400만을 돌파한 것은 전체 1천600만 가구의 88%,열에 아홉 가구가 안방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고 있으며,이들 가정에는 최소한 한 대 이상의 컴퓨터가 있다는 얘기다. 2003년 3월 인텔의 센트리노 노트북 플랫폼이 발표된 이후 모든 노트북컴퓨터는 반드시 무선랜 즉 Wi-Fi 기능을 탑재하게 되었고,가격 또한 데스크톱 컴퓨터와 비슷해졌다. 이런 노트북을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유·무선 공유기 혹은 무선랜 서비스에 가입하여 선 없이 집안에서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니며 인터넷을 즐기고 있으나 무선랜 특성상 아직까지는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다.

무선랜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휴대인터넷이 와이브로(WiBro)이다. 2003년 8월 국가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으며 2004년 5월에는 IT839 전략 8대 서비스 중 첫 번째 서비스로 선정되었다. 부산에서는 2005년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벡스코 전시장과 동백섬,해운대를 잇는 8㎞ 구간에 '와이브로 거리'를 임시로 구축하여 시속 40~70㎞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끊김 없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와이브로 체험 기회를 가졌고,지난해 12월에는 동서대에 와이브로 기지국을 설치하고 시범 서비스를 개통했다.

센트리노와 같이 인텔은 이미 고정형 와이맥스(IEEE802.16)를 지원하는 프로/와이어리스 5116 칩셋을 양산하고 있으며 연내에 출시하는 신형 노트북에는 와이맥스 기능이 내장될 전망이다. 즉 앞으로 구입하는 모든 노트북은 와이브로를 지원하게 된다.

지금은 서울 주요 건물과 대학에서만 서비스받을 수 있지만 와이브로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유비쿼터스 시대의 젊은 학생들은 기존 휴대전화기 단말기의 한계를 극복한 UMPC,노트북컴퓨터,태블릿PC,PDA 등의 첨단 단말기를 가지고 가정과 학교 실습실에서와 같이 외부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것이다. 이들 단말기를 통하여 이들은 음성,데이터,영상은 물론이고 카메라,TV,문서편집,e-메일체크,자료검색,은행업무,쇼핑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처리를 손바닥 안에서 바로 처리하고 해결할 것이다.

이들은 다양해진 휴대 인터넷 서비스에서 정액제 또는 저렴한 혼합형 종량제 요금체계를 선택할 것이고 이들 서비스를 통하여 기존의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시내·외는 물론,해외까지 요금에 부담 없이 마음껏 통화할 것이다. 좋아하는 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친구들과 대화할 것이며,단말기에 붙어있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동영상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UCC 생방송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화기처럼 각 가정의 거실에서 가족 공동으로 사용하던 컴퓨터가 개인의 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의 휴대폰 사용시간이 점점 늘어가는 것과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초조감을 느끼는 중독현상에 많이들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은 컴퓨터와 같은 기능의 첨단 휴대 단말기를 들고 다닐 것이다. 휴대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진정한 디지털 중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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