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유비컬리스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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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동서대 인터넷공학부 교수

오래 전 개봉됐지만 연말 케이블 방송에서 몇 번이나 상영했던 '마틸다'라는 영화를 온 가족이 흥미진진하게 본 적이 있다. 인기 동화작가인 로얼드 달 원작을 판타지와 코미디를 가미해 만든 영화인데 후반 부분에서 아주 인상적인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 마틸다는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거실에 있는 물건들을 원하는 대로 조종한다. 이는 요즘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 중에서 홈 네트워크에서 추구하는 방향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이 장면은 지난해 해운대에서 컴퓨터 그래픽·가상현실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독일 프라운호퍼 IGD연구소의 소장이었고 현재 INI-GraphicsNet의 회장인 호세 엔카르나사오 박사의 AMI(Ambient Intelligence) 초청강연에서 보조 화면자료로도 사용됐다.

최근 경제 사회 패러다임이자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보통의 우리를 IT기술을 통해 초능력의 세계로 이끈다. 에어컨,가스밸브,커튼에 이르기까지 집안의 가전제품 및 전자기기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제어한다. 비록 영화에서처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쳐다보면 원하는 대로 작동되는 조작은 힘들겠지만 TV의 리모컨과 같은 소형 단말기를 통한 인터페이스로 조작하게 될 것이다.

2~3년 전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업체들이 유비쿼터스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미지 광고로 'U-코리아' 콘셉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모든 기관과 단체 앞에는 '유비쿼터스'를 형용사처럼 사용하며 다양한 유비쿼터스 사업 추진 전략을 마련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렇듯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버린 '유비쿼터스'란 개념은 미국의 마크 와이저란 사람이 처음으로 제안했다. 이 흥미로운 인물을 소개하자면,미시간대학교에서 컴퓨터 통신공학분야 석·박사학위를 받고 27세 나이로 메릴랜드대학교 조교수,곧이어 정교수가 됐다. 35세 때인 1987년에 정년보장 교수직을 그만두고 제록스 파크연구소에 입사해 다음해 유비쿼터스의 개념을 제안했다. 91년에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 '21세기의 컴퓨터(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란 논문으로 유비쿼터스 혁명의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했다. 94년 제록스 파크연구소의 'New Internal Business Venture'를 설립하여 CEO,CTO로 활동하다 99년 아쉬운 나이인 46세에 암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또 컴퓨터 엔지니어로 구성된 STD(Servere Tire Damage)라는 온라인 밴드를 만들어 드럼연주자로 활동하며 93년 세계최초로 인터넷으로 라이브 음악을 생중계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그 당시에 스트림 방식으로 처리해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놀라운 기술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스포츠카를 타고 여행을 즐기며,스쿠버다이빙,스키,스카이다이빙,등반 등의 다양한 취미를 즐겼다. 그의 삶을 참조하면,유비쿼터스 환경에 필요한 인재는 특정 분야에 전문가(Specialist)이며 예술과 철학을 즐길 줄 알고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으며,다방면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Generalist)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07년 한 해도 얼마나 많은 새로운 IT기술과 이들을 이용한 인간 친화적이고 인간 중심의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개발될지 기대가 크다. 그러나 그보다 지난해 말에 시사주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당신(You)'들 각자의 이름 앞에 유비쿼터스를 붙여보면 어떨까? 21세기를 주도할 미래형 인재로서 유비쿼터스OOO이 되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다양한 삶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갖도록 노력하는 유비컬리스트(Ubiquilist)가 되는 것을 신년계획으로 잡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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