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속철, 언제까지 '소음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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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철'이란 오명을 계속 붙이고 경부고속철이 오늘도 달리고 있다. 많은 논란 속에 개통된 고속철의 소음과 진동이 심각한 수준이란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불만이 잇따르자 철도공사는 보완 조치로 객실 간을 고무로 연결하는 커버인 머드플랩을 객실 간에 달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실내 소음이 일부 콘크리트궤도 터널 구간 내에서는 기준치(73㏈)를 훨씬 초과해 최고 84~89㏈ 까지 나오는 등 소음공해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승객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발표된 수치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 개통될 부산~동대구 간 2단계 구간의 98%가 높은 소음이 예상되는 콘크리트 궤도로 깔린다는 사실이다.

열차에서'웅~'거리는 소리는 정말 참기 어려운 공해다. 이 같은 소음은 전세계 어느 고속철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한국 고속철만의 현상'이다. 철도공사는 머드 플랩으로 소음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70dB이상 되는 소음을 머드 플랩으로 쉽게 잡기엔 어려움이 있다. 고속철 소음 전문가들로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콘크리트 궤도 바닥에 흡음판을 덧대고 방음벽을 강화하는 등 단기적인 대책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함이 마땅하다.

현재 국내법상으로는 철도의 소음과 관련한 법규정은 미미하다. 소음 한도만 규정할 뿐,이를 어겼을 때의 처벌 규정도 없다. 특히 고속철의 경우,밤에 운행하는 일이 많지만 야간 기준은 전무하다. 철도 인근 주민과 승객들이 '알아서 참으라'는 식이다. 현행 국내 열차의 소음 기준과 소음진동법을 재정비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해 볼 만하다.

이런 와중에 심각한 소음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모양새가 좋지 않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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