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사랑도 클릭! 희망 없는 시대의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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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미 / 고예나

1984년 부산 출생의 소설가 고예나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린 작품이라고 해야 하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동시에 이미테이션으로서의 성(性)과 사랑을 그린 '마이 짝퉁 라이프'(2008)를 읽었을 때 '이렇게 발칙한 소설이 다 있나!' 싶었다.

새로 나온 장편소설 '클릭 미'(작품 속 랜덤 채팅 사이트 이름)도 전작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내용이다. 사랑조차도 검색을 통해 찾는 클릭 시대의 사랑이야기라고나 할까. '완벽한 남편감으로 보였던 채팅남은 만 원짜리 싸구려 가방을 든 후줄근한 사내일 뿐이고, 아우디를 모는 건실한 스마트남은 사실은 변태남, 음악가를 꿈꾸는 부잣집 도령은 편의점 알바생일 뿐이다. 그들과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든, '즉석 조건만남'을 나누든, 사랑과 섹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십 대의 '그녀들'도 속물 덩어리 나쁜 계집들이다.

한데,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숨겨진 욕망 이상으로 비애감이 느껴진 건 무슨 연유일까. 작가가 말하고 싶었다는 '인간의 이중성' 때문에? 희망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남녀들의 현실이 서글퍼서? 둘 다는 아닐까! 고예나 지음/은행나무/284쪽/1만 1천500원. 김은영 기자 key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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