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목과 어깨 풀어주면 뇌가 건강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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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건강을 위한 지압과 부항

지압과 부항은 흥분상태를 가라앉히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잡아줘 뇌 쪽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동의대한방병원 제공

중학교 여교사 J 씨는 겨울방학 때는 아무 일 없다가 개학만 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해진다. 매년 여름, 겨울 두 차례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편두통 때문이다. 그럴 때면 할 수 없이 미리 처방받은 비상약을 꺼내 위기상황에 대비하곤 한다. 신학기가 되면 부서 이동과 업무환경의 변화로 신경 쓸 일이 많아지게 된다. 복잡한 사회생활로 우리 머리는 항상 어지럽고 무겁다. 뇌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약에 의존하지 않고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지압과 부항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목·어깨 근육 강직되면 혈액 순환 막아 두통 유발
견정 태양혈 결분 등 자극하면 뇌졸중 예방 효과

#머리와 몸은 하나다


뇌는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컨트롤 타워다. 예를 들어 위장에 문제가 생기면 그 신호를 위장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으로 정보를 보낸다. 그러면 뇌가 그 정보를 받아서 분석한 다음 위장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 복통이다.

만일 적절한 처치가 들어가지 않으면 위장에서 경고성 정보를 뇌로 다시 보낸다. 보통 위장이나 소화기에 문제가 있을 경우 앞머리 이마가 아프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머리와 몸은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영향을 준다.

뇌 건강의 이상신호는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난다. 먼저 뇌 건강에 문제가 생겨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뇌졸중, 파킨슨병이 있다. 또 뇌에 문제가 생겨 의식을 통제하지 못하는 질환이 우울증, 치매, 알츠하이머병이다. 뇌의 전두엽에 문제가 생겨 집중력이 떨어지는 질환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학습능력저하 증상이다.

반대로 몸의 어딘가에 문제가 생겨 뇌 건강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 질환이 두통과 어지럼증이다.

#목 근육이 뇌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

뇌 건강을 위한 선결조건은 목 건강을 확보하는 것이다.

뇌와 몸은 목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목은 심장의 혈액이 뇌로 가서 영양분을 공급하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목은 등 쪽에서 머리로 가는 중간지점으로 갑자기 좁아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생긴다.

특히 스트레스를 오래 받아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혈관이 축소되고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게 된다. 그 결과 어깨와 목이 굳어서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과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흐름에 장애를 주게 된다.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감철우 교수는 "긴장된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목과 어깨가 굳어지고 뻣뻣해지는 경향이 많다.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정상적인 목과 어깨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장에서 머리로 혈액을 공급하는 큰 혈관 중의 하나가 추골동맥인데 목 뒤로 올라간다. 따라서 목 어깨 근육의 강직은 추골동맥의 원활한 흐름을 어렵게 한다. 지속적으로 혈액의 흐름이 나빠지면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져 뇌졸중의 큰 원인이 된다.



#지압과 부항요법

지압은 교감신경의 흥분상태를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자율신경의 균형을 잡아준다. 부항도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그 결과 근육이 부드러워지고 뇌와 몸의 신경순환이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몇 분 내에 몸과 신경이 이완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지압자리는 견정, 풍지, 태양, 결분 등이다.

견정은 어깨와 뒷목이 이어지는 중간지점이다. 어깨나 목이 결린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다 여기가 굳어있고 아프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뇌졸중 등 뇌질환의 명혈로 꼽히고 있다. 풍지는 목과 머리가 연결되는 부위이다. 효과는 견정과 같다.

태양은 관자놀이 부위다. 신경을 많이 쓰는 직업이나 학생들이 많이 아픈 곳이다. 기억력과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혈자리다. 결분은 목과 쇄골관절 견관절이 연결되는 부위다. 여기서 뇌에서 몸으로 내려오는 신경다발이 갈라진다.

부항요법의 대표적인 자리는 배수혈이다. 뒷목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긴 근육인 척추기립근에 주로 부항을 뜬다. 뇌신경을 안정시키고 뇌로 올라가는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킨다.



#장이 건강하면 뇌도 건강

소화가 잘 돼야 뇌가 건강해진다.

장이 건강하면 좋은 영양분들이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가 혈관을 통해 머리로 공급된다. 그래서 뇌가 더욱 더 활성화된다. 반대로 뇌가 활성화되면 몸을 통제하는 힘이 좋아져 장기능까지 강화되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된다.

장 건강을 활성화하는 혈자리는 중완, 상완, 천추, 관원 등이 있다.

중완, 상완은 위장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자리이며 위장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천추는 대장과 연관된 자리이며 기를 활성화시킨다. 관원은 소장과 연관된 자리이면 혈을 활성화시킨다.

뇌 건강을 위해선 평소에 스트레스와 과로를 최소화하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더불어 자가요법으로 지압과 부항을 병행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뇌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고 혈류가 원활하면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올라가 두통 어지럼증 치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감철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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