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기고] '반려동물'은 가족의 또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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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수의사들은 한 달에 몇 번씩 반려동물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런 날이면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워진다. 식욕조차 나질 않는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하고 빌어주지만 좀체 우울한 심정을 떨쳐버릴 수없다. 늘 경험하는 일인데도 그렇다.

일반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할 때 가장 주저하는 부분이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거나 죽음 등으로 이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별이 두려워 만남조차 갖지 않는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데서 얻는 행복은 절대로 갖지 못한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만남이 있으면 이별 또한 있는 법. 함께해서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다면, 괴롭고 힘들지만 이별의 순간도 반드시 찾아 온다.

반려동물의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들에게서 위로받고 격려를 받았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반려동물은 언제든 취하고 또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다. 다시 말해 보호할 대상일 뿐 소유물이 아닌 것이다. 당신이 반려동물 때문에 한 번 웃었다면, 그들에게서 그만큼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거꾸로 그들에게 또 받은 이상의 사랑도 줄 수 있다. 반려동물은 궁극적으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인 것이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고 말했다. 같은 상황이지만 생각을 바꾼다면 세상은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반려동물 역시 마찬가지다. 이별이 있기에 지금 함께 하는 순간이 더욱 소중한 것이다. 그 소중한 순간은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 반려동물은 가족의 다른 이름이다. 이별이 두려워 가족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은정·마린시티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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