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고속철·훈련기 "이번엔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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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고속철 첫 수출, 고비를 넘겨라!"

주요 첨단교통 수단에서 쌓은 세계적 기술을 국산화한 제품들이 첫 해외 수출을 앞두고 정부, 민간기업들이 막바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현대로템 등 철도 관련 기관이나 업체는 올 연말 브라질의 고속철 사업자 선정을 위해 한국형 고속철인 KTX-Ⅱ의 '기술이전'을 내걸고 브라질 정부를 상대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중인 고등훈련기 T-50은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진출에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싱가포르 그리스 등과 도입 논의를 진행중이어서 조만간 수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KTX-Ⅱ와 T-50 생산업체가 각각 경남지역 창원과 사천에 있다는 점도 지역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TX-Ⅱ, 연말께 사업자 선정 브라질 상대 총력전
T-50, UAE 수출 좌절 딛고 싱가포르 진출 모색
생산업체 경남 창원·사천 위치 지역 경제에 긍정적


△창원 KTX-Ⅱ 첫 수출국 브라질되나=최근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 속에 경기 부양 효과가 크고 친환경·저탄소 녹색교통 수단인 고속철도 건설에 앞다퉈 나서면서 국내 고속철 수출길도 넓어지고 있다.

국내 운행중인 KTX는 프랑스 알스톰과 기술제휴로 생산한 것이지만 올 하반기 호남선부터 운행될 KTX-Ⅱ는 국내 독자개발 모델로 수출이 가능하다.

현재 고속철 사업 발주가 예정된 곳은 △브라질의 리우~상파울루 노선(420㎞) △미국 총 11개 노선(1만2천500㎞) △인도 델리~암리차드 407㎞ 등 4개 노선이다.

이 가운데 첫 수출을 노리는 무대는 브라질로 연말께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사업예산만 20조원 규모로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중국 등 고속철 차량 고유모델을 보유한 고속철 강국들이 모두 수주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브라질 고속철의 경우 국내 건설사 및 현대로템 등 차량 업체와 철도기술연구원·코레일·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브라질 고속철도 한국추진단'을 구성한 상태로 지난 연말 양국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관련 협의가 진행되는 등 호의적인 분위기다.

추진단 관계자는 "한국은 기술이전에 적극적인데다 공사기간 단축과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경쟁국인 일본은 브라질에서 원하고 있는 기술이전에 소극적이고, 세계적 고속철 업체인 프랑스의 알스톰과 독일의 지멘스는 현지에서 수뢰사건에 연루돼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고속철을 만드는 현대로템이 경쟁국가들에 비해 회사 규모가 작은데다 현지에서 가장 큰 건설 업체가 한국 대형업체의 10배 규모에 엔지니어링 기술도 발달돼 있어 국내 건설업체 참여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정부의 국비가 50% 정도 밖에 안돼 나머지는 기업들이 돈을 대야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천 T-50 훈련기 수출 연내 가시화=국내산 고등훈련기인 T-50의 아랍에미리트연합 수출은 일단 좌절됐지만 정부와 생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UAE 등 아랍권 국가들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번복하는 일이 잦았고 1차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탈리아가 UAE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일부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UAE가 모두 훈련용과 곡예비행용 28대와 경공격용 20대 등 총 48대가 필요한데 이탈리아가 이같은 요구사항을 일부 충족하지 못해 한국으로선 가능성이 있다"면서 "8~9월 최종결정때 변수가 예상된다"고 했다.

UAE에 이어 싱가포르와 폴란드, 그리스 등도 하반기 이후 줄줄이 훈련기를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연말께 계약이 결정되는데 UAE에 이어 다시 한 번 이탈리아와 경쟁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미국이 2017년께 자체 훈련기 400여대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전망은 밝은 편.

KAI측은 "T-50 고등훈련기가 미국의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공동개발한데다 현재 미국내에서 자체 훈련기를 생산하지 않고 있어 수출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경남발전연구원 김진근 연구위원은 "T-50훈련기와 KTX-Ⅱ의 수출이 본격화되면 부산과 경남 창원, 사천으로 연결되는 동남권 수송기계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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