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 오해와 진실] ⑥ 적성고사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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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내신 만회할 기회

적성고사중심전형은 학생의 수학능력과 잠재적 창의성을 평가하여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2013학년도 입시에서는 서울지역에서 세종대 등 5개 대학, 경기지역은 가천대 등 11개 대학, 충남지역은 한국기술교대 등 3개 대학, 강원지역은 강원대, 이상 전국 20개 대학에서 적성고사중심전형을 통해 1만 620명의 학생을 뽑게 된다.

적성고사는 언어영역과 수리영역에 대해 4지선다 방식의 객관식문제로 출제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영어가 추가되고 주관식 단답형 문제까지 등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도표에 나와 있듯이 절반이 넘는 대학들이 언어와 수리만 출제하고 있으며, 주관식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도 세종대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예전에는 문항당 30∼40초의 풀이 시간이 주어진 데 반해 최근에는 60초 이상의 시간을 주는 대학들도 많이 늘어났다.

세종대·한국기술교대 등
20개大 1만620명 선발
내신 4등급 이하 학생도
충분히 도전 가능
국영수 4지선다형 풀기식
수리 강점 있으면 유리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문제 소화가 열쇠


적성고사 성적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가톨릭대와 한양대(에리카) 두 곳에 불과하며 이 중 가톨릭대는 모집단위에 따라 2개 영역 2∼3등급의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한다.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전형의 경우에도 보통 적성고사 1∼3 문제면 1개 등급의 점수 격차를 만회할 수 있을 정도로 적성고사의 실질반영비율이 높다는 점 역시 참고해야 한다. 서울 주요 대학 논술전형 합격자의 평균적인 내신등급이 3∼5등급인 것처럼 적성고사중심전형 역시 내신과 모의고사 4등급 이하의 학생들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적성고사중심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 중 절반 이상이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수능성적에 부담을 느끼는 수험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적성고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다. 2013학년도 기준 한 문항을 해결하는 데 채 1분이 되지 않는 58.2초가 주어진다. 또한 출제 난도가 수능에 비해 낮은 편이므로 적성고사 유형의 언어, 외국어, 수리문제에 강점이 있고 순발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단기간 준비에도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적성고사는 합격률이 거의 로또 수준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단지 외형적인 경쟁률만 보기 때문이다. 2012학년도 적성고사중심전형의 전체 평균 경쟁률은 약 30:1로 모두 29만 6천395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된다. 도표에 나와 있듯이 경쟁률이 60:1, 70:1을 상회하는 대학도 여럿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는 수시모집 지원횟수가 무제한이었기 때문에 약 30만 명의 지원자 상당부분은 중복지원으로서 실질적인 경쟁률은 훨씬 낮게 형성되며, 더구나 6회 제한이 시행되는 올해의 경우 경쟁률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성고사는 수리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경기대의 경우 언어정답률이 82%, 수리정답률이 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큐테스트와 비슷한 논리사고력 문제가 출제되는 곳도 있지만 최근의 경향은 교과적성형 문제가 다수 출제된다는 점이다. 수리의 경우 지수, 로그, 수열, 행렬, 함수 등 수Ⅰ 단원의 예제 수준의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는 편이다. 즉 수능과 같은 방향으로 공부하면서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두루 섭렵하면서 적성고사 문제유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언어영역은 어법과 어휘 등 언어규칙과 언어추론 능력을 묻는 문제들이 많이 나오고, 영어 역시 고교과정의 기초적인 어휘, 어법과 평이한 수준의 빈칸 채우기 유형독해문제들이 주로 출제된다. 또한 대학에 따라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에 언어와 수리 배점을 달리하는 곳이 있고, 배점의 구분이 없는 대학이 있으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가톨릭대, 수원대, 한양대(에리카), 가천대, 강남대, 명지대, 한국외대(글로벌), 경기대 등은 학생부의 실질반영비율이 약해 적성고사 두 문제 미만에서 학생부 1개 등급을 역전시킬 수 있다. 세종대, 단국대(천안), 한성대, 고려대(세종), 서경대, 한국기술교대 등은 약 3∼4문항당 학생부 1개 등급꼴이다. 학생부 성적이 낮은 수험생은 전자의 대학들에, 반대로 학생부 성적이 괜찮은 편이라면 후자의 대학들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 중 수능최저학력을 요구하는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지원경쟁률이 낮게 형성된다. 따라서 수능에서 2개 영역 3등급 이내 수준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수험생들은 수능최저학력을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합격의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대학들 중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한 곳도 없다 보니 적성고사를 낯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지난해 입시에서 학생부 등급이 4점대 후반, 모의고사 등급평균이 4점대 초반인 여학생이 가천대 간호학과에 합격한 사례가 있듯이, 적성고사중심전형을 잘 활용하면 내신, 수능, 논술 등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적성고사라는 명칭에서 시험의 성격과 형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성고사는 단순히 국영수 4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푸는 시험에 불과하다. 중앙대(안성)는 수학만 평가하고, 한국기술교대는 영어와 수학을 평가한다. 국영수 모두를 보는 곳이 7개 대학, 그리고 가장 많은 11개 대학이 국어와 수학으로 적성고사를 실시한다. 지원을 고려할 때 도표를 참고하여, 적성고사가 수능 이전에 있는지 이후에 있는지 여부,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의 유불리함, 적성고사 과목과 문항 당 배정 시간,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 등을 따져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학을 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능을 약 3개월 남겨 놓은 시점에서는 지금까지 공부해 온 패턴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다행히 적성고사의 추세가 교과적성형으로 수능과 맥이 일치하고 출제 난도가 수능보다 쉬워 조건에 부합되는 수험생이라면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이 경우 수능 이후 적성고사 전형일이 잡혀 있는 대학을 선택해 수능 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오 태 환


마이다스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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