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생]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창립 멤버 양희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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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열정이 국제대회 격상 동인'

지난 21일 부산 금정체육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계속될 '2005 부산오픈 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대회'. 25개국 1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 이 대회를 수년째 개최하는 것은 놀랍게도 회원 35명의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테사모·회장 김기철)이라는 동호인 단체다.

한국테니스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99년 부산오픈 남자테니스대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할 때도 그랬지만 2003년 제5회 대회 때부턴 아예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의 승인을 얻어 챌린저국제대회로까지 격상시켰으니 "순수 아마추어 테니스 동호회가 일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다들 미쳤다고 할 정도예요. '왜,저런 짓을 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요. 사실,미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도 하죠. 테니스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과 다른 스포츠에 비해 한국의 테니스 위상이 너무 낮아 안타까운 마음,그리고 한국프로테니스연맹 창설에 일조하고 싶다는 거죠,뭐."

테사모의 맏형 격인 양희우(52·성신케미칼 대표·사진)씨가 들려주는 말이다. 양씨는 창립멤버 13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3대 회장 및 2001년 부산오픈대회장을 역임했다. 자영업을 하는 양씨는 거의 한달 전부터 본업을 거의 전폐하다시피 하며 대회 준비에 매달렸고,대회 개막 1주일 전부터는 아예 경기장이 있는 금정체육공원으로 출퇴근 중이다. 올해는 홍보담당에다,홈페이지(http://busanopen.org) 관리 역할까지 맡아 어느 게 주업인지 부업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아무래도 자금이 가장 큰 문젭니다. 그래도 지난해와 올해는 부산시에서도 일부 지원을 해주어서 숨통을 틔웠지만 민간단체에서 연간 4억여원이라는 예산을 맞춰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결국,테사모 회원들이 팔방으로 뛰면서 스폰서를 잡지 않으면 안 되는데 정말이지 테니스에 대한 열정 없인 이 일을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도 양씨를 비롯한 테사모 회원들은 "대회 격을 더 높이자"며 올 대회부터 총 상금을 지난해 3만5천달러에서 5만달러로 상향조정했다. 테사모 회원들은 순수 시상금 용도로 연간 1인당 120만원의 회비를 갹출하고 있다. 또한 대회를 알리는 홍보작업,선수 초청,수천명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으는 일까지 전부 회원들의 몫이다. 이런 노력이 있은 탓일까,올 대회에는 저스틴 기멜스톱(세계랭킹 116위)을 비롯,웨슬리 무디(128위) 폴 골드스타인(135위) 블라디미르 볼치코피(156위) 등 세계 정상급 프로테니스대회에 참가하는 '투어급' 선수들도 만날 수 있다.

양씨는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했고 테니스는 대학 1학년 때 취미로 시작해 30여년째 해오고 있다. 테사모는 부산오픈 개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3년 부산사회체육대상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은영기자 key66@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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