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를 말한다] ③수조 원대 재산 박정희 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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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김지태 씨로부터 '강탈'해 5·16장학회(정수장학회의 옛 명칭)에 넘긴 재산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강제 헌납된 부산일보 주식 100%와 한국문화방송(현 MBC) 주식 100%, 부산문화방송 주식 65.5%, 부일장학회 소유 토지 10만 평 등의 당시 평가액은 총 8천500만 원이다. 이 중 현재 시가로 1조 원으로 추정되는 부산시내 토지 10만 평은 1963년 국방부에 양도됐다.

나머지를 포함해 현재 정수장학회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은 부산일보 주식 100%(20만 주)와 MBC 주식 30%(6만 주), 서울 정동의 경향신문사 부지 2천385㎡(723평) 등이다.

언론사 주식은 비상장 주식이어서 시세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부산일보는 한국 제2의 도시에서 발행되는 전국 5위권 내의 유력 신문이다. MBC는 최대 지상파 방송사 중 하나다. 경향신문사 부지는 평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싸라기 땅이다. 2005년 언론노조는 정수장학회 재산을 최소 1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MBC가 민영화 될 경우 자산이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있는 만큼 정수장학회의 재산 가치는 수조 원에 달할 수도 있다.

정수장학회의 재산은 대부분 김지태 씨로부터 강제 헌납 받은 재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김 씨의 재산이 당시 5·16장학회로 넘어간 부분이다.

설사 김 씨에게 범죄혐의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면해주고 재산을 강탈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이 재산을 국가에 귀속한 게 아니라 또 다른 단체에 넘겨준 것은 법과 원칙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그런데 5·16장학회와 그 이름을 바꾼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일가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이 때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런 일련의 과정을 "부정축재의 수단"이라고 규정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수장학회에 대해 "범죄의 증거이자 장물"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지태 씨 수사를 지휘한 박용기 전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장조차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죄가 있으면 처벌하면 되지 재산을 뺏는 것은 잘못됐다. 그것도 국가에 재산을 헌납했으면 문제가 없지만 5·16장학회를 만든 것은 문제였다. 특정인에게 재산이 갔으니까 문제가 생긴 것이다"고 회고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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