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노면전차 가시화… 2014년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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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가 대중교통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노면전차 형태의 도시철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에서 운영 중인 노면전차. 부산일보 DB

경남 창원시의 대중교통체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창원 도시철도 건설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창원 도시철도는 옛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되기 이전부터 그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던 숙원사업이다.


#노면전차 형태로 이르면 2014년 착공

4일 경남 창원시와 한나라당 권경석(창원갑)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창원 도시철도사업(기존 창원·마산·진해권역 도시철도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기본계획 변경 및 재수립 용역을 시작으로 타당성 평가와 경남도 지방건설심의위원회의 입찰방법 심의, 철도사업 면허취득 등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보상을 포함한 각종 행정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14년 상반기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창원시는 예상하고 있다.

사업의 기본계획을 재수립하는 것은 지난 2009년 경남도가 제출한 기본계획(안)과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의 사업구간 및 사업비 등에서 차이가 나는 데다, 사업시행 주체도 통합 창원시가 출범하면서 지난해 8월 경남도에서 창원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2020년 완공 6천468억 투입
환경·안전성·균형 발전 기여
"사업비 추가 지출 걸림돌"


창원 도시철도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마산역(마산회원구)∼창원역(의창구)∼창원시청(의창구)∼안민터널(성산구)∼진해구 석동 간 30.46㎞를 철도로 잇는 사업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에서 검토된 창원 도시철도의 형태는 노면전차(트램)형이다.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추진될 예정인 이 사업은 저탄소 녹색대중교통 도입과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전체 예상사업비는 6천468억 원(국비 60%, 지방비 40%)이다.


창원 도시철도가 건설되면 시내버스로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는 가포∼석동 구간이 50∼60분대로 단축되고 대량 수송 및 안전성, 환경성 등의 확보는 물론 옛 창원·마산·진해 3개 시의 실질적인 통합과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40여년 전 완전히 자취를 감춘 노면전차가 창원에서 다시 부활하게 돼 지역 명물이 될 전망이다.

#사업비 추가 지출 가능성이 걸림돌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예상 승객수가 1일 10만 명으로,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은 0.88(기준치 1.0)로, 종합적평가(HP) 지수는 0.502(기준치 0.5)로 각각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창원 도시철도사업은 2009년 경남도가 제출했던 기본계획(안)의 예상 승객수(1일 20여만 명)와 사업구간(33.9㎞) 및 사업비(1조 3천500억 원) 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창원 도시철도사업의 예상사업비와 철도 건설방식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산YMCA 이윤기 기획부장은 "경남도가 제출했던 기본계획(안)과 비교할 때 사업구간은 겨우 3.4㎞ 가량 줄어든 데 비해 사업비는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창원 도시철도사업은 부산∼김해 경전철사업 처럼 착공된 이후에 사업비가 증액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예산의 추가 지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경남도의회 석영철(민주노동당) 의원은 최근 도의회 도정 질문에서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버스와 철도의 중간형 교통수단인 바이모달 트램형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창원지역의 대중교통 이용체계에 대한 면밀한 연구분석과 함께 노면전차형 보다 경제성이 높은 바이모달 트램형이 창원 도시철도사업에서 채택된다면 사업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모달 트램'(Bi-modality Tram)은 상부에 전기선을 연결하지 않고 노면에 설치된 자기장치 위를 자체 동력을 이용해 달리는 굴절버스 형태의 시스템으로, 일반도로(자동차)는 물론 전용 궤도(지하철)에서도 운행이 가능한 대중교통수단이다.

이와 관련,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 도시철도 건설은 경남도가 2007년부터 추진해 오던 창·마·진 광역교통망 구축사업의 일환인 데다, 초기단계부터 노면전차형을 고려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시철도의 건설방식(형태)에 대한 검토는 가능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노면전차형을 바이모달 트램형으로 바꾼다는 것은 소요 기간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노면전차(Tram)

경전철(경량전철)의 하나인 노면전차(路面電車·Tram)는 노면 위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운행하는 전동차로, 유럽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과 평양, 부산 등지에서 한때 운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노면전차는 1968년께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북한에서는 1991년 노면전차가 부활돼 현재 일부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지하철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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