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리포터가 간다] '비정치·비상업·비종교' 원칙 지식 공유 주도
지식 나눔 커뮤니티 부산의 'TEDx'
"TED 하세요?"
TED가 대세다. 미국에서 시작된 TED가 세계의 지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식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는 혁명적 발상부터 그렇다. 지적재산권? 흥,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그 TED가 국내 상륙을 처음 알린 지 ...개월, 부산에서도 3개의 지역 TED가 잇따라 잉태됐다.
# TED가 뭔가요
TED는 기술(Technology), 오락(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첫 글자를 땄다. 1984년 미국의 공학도와 예술가, 디자이너들이 모여 만든 포럼으로 처음부터 비영리를 목적으로 했다. 그동안 TED에 등장한 인물은 빌 게이츠, 제이미 올리버 등 각 분야의 달인들.
비정치적, 비상업적, 비종교적이라는 엄격한 가이드 라인 아래 누구라도 딱 18분 동안만 강의할 수 있는 제한도 이채롭다. 물론 그 강의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TED에 참여할 수는 없을까? 영어가 아닌 우리말로 펄떡펄떡 뛰는 지식을 공유할 수는 없을까? 캘리포니아로 슈~웅 떠날 수 없는 당신, TEDx를 주목하라!
# 부산 첫 TED, TEDx부산
'TED스러운' 경험을 직접 느끼고 싶은 이들이 모여 만든 TEDx는 TED와는 별도로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누구나 조직하고 운영할 수 있지만 TED의 심사를 거쳐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현재 TEDx런던, TEDx두바이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TEDx명동을 시작으로 현재 50여 개의 TEDx가 활동 중이다. 부산의 TEDx는 총 3개. TEDx부산, TEDxPNU, TEDx해운대가 있다.
"지식을 나누는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TEDx부산의 모토다. 부산에서는 가장 먼저 태동했다. TEDx부산을 만든 김마니(24) 씨는 "평소 부산의 '소통'에 목말라 있던 차에 TEDx서울을 접하고 이거다 싶었다"며 "기존의 TED 틀에 부산만의 정체성을 더했다"고 말했다. 그는 TEDx부산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학생부터 회사원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바다와 함께 살아가다'라는 주제로 첫 행사를 치렀고 내달 21일 두번째 행사를 앞두고 있다. TEDx부산의 자원활동가 김주현(40) 씨는 "미안하지만 TEDx부산의 두 번째 주제를 지금 밝힐 수는 없다"고 했다. 이른바 연사에 대한 깜짝 캐스팅과 주제를 예고한 것이다.
# 청춘들은 주목하라, TEDxPNU
TEDxPNU는 부산대 학생들이 만든 TEDx다. 다른 TEDx들과 달리 자원활동가 모두가 대학생이다. TEDxPNU의 정체성 자체를 '청춘'으로 못박은 것도 이런 배경에 기인한다. 연사도, 청중도 모두 청춘이란다. 물론 연령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아니니 중년도 포기하지 말기를. TEDxPNU를 처음 기획한 황덕현(23) 씨는 "지난 3월 열린 TEDxPNU 첫 행사에서 8시간 만에 100석이 매진될 만큼 호응이 컸다"며 "내달 13일에는 '집단감성'을 주제로 두 번째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TEDx해운대도 있어요
지난 23일 '비상'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행사를 치른 TEDx해운대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신상'. TEDx해운대를 이끄는 전주현(42) 씨는 "평소 온라인에서 보안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나눔, 공유, 모임을 익혔는데 TED의 철학을 접하고 난 뒤 내가 살고 있는 고장, 부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식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픈 마음에 TEDx해운대를 기획했다"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지식과 문화를 공유하며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TEDx해운대를 구성하는 자원활동가들이 대부분 직장인이고 행사 진행이나 홍보 등이 거의 SNS로 이뤄지는 것도 TEDx해운대만의 특징이다. 여름을 앞두고 해운대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주제로 모객하겠다며 두 번째 행사를 기대해달라고 했다. sodi1222@naver.com
박소영 독자리포터 부산대 사회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