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의 아름다운 조화 사회에 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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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음악 후원·보급하는 숭인문화재단 변원탄 이사장

"합창은 여럿이 모여 함께 부르는 노래입니다. 마구 부르는 '막창'(?)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는 소리를 잘 듣고, 배려하고, 자신의 소리를 절제해 나가면서 조화를 이뤄가는 음악이지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맥이 닿아 있지 않습니까. 합창을 통한 아름다운 조화가 우리 사회에도 울려퍼지기를 기대합니다."

'합창음악을 후원하고 보급합니다'라는 이색적인 기치를 내걸고 최근 ㈔숭인문화재단을 출범시킨 변원탄(61·노엘합창단 단장·양산병원 원장) 이사장. 고교 때부터 합창음악에 빠져들었던 그는 이즈음 부산 합창계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숭인문화재단을 비롯하여 지난해 11월 사비를 출연해 부산 남구 대연동에 80평 규모의 '노래하는 사회, 합창의 집'(Singing Society, ChoralHaus)을 만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1961년 창단한 고교생 혼성의 노엘합창단은 부산 합창의 효시입니다. 노엘이 고교생만으로 40년 이상을 꾸려왔는데 입시 제도가 달라지면서 어디 고교생들이 합창을 하려 합니까. 단장직은 계속 맡았지만 저도 의대 입학하고 의대 교수를 하면서 바쁘게 중년을 보내다가 '아,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올드보이 올드걸들이 나서 노엘합창단의 정신을 잇자, 그렇게 해서 요즘은 50대를 주축으로 20대부터 60대까지 50명으로 혼성합창단을 꾸려 나가고 있지요."

연습실도 제대로 없었던 노엘합창단을 위해 마련한 것이 지금의 코럴하우스다. 노엘만의 합창 공간이 아니라 합창을 사랑하는 이들은 누구든 와서 연습하라는 뜻에서 '싱잉 소사이어티, 코랄하우스'로 명명했다. 그랜드피아노를 갖춘 대형 연습장에다 파트별 연습 혹은 음악 후배들이 개인 성악연습과 레슨도 할 수 있는 연습실 3곳도 들여놓았다. 간단하게 요기를 해결할 수 있는 주방도 갖췄다.

"저는 베이스, 집사람은 소프라노를 맡고 있어요. 정기공연을 비롯해 연간 2~3회의 공연을 갖고 있습니다. 이달 말에는 부산합창제에 나갈 예정이며, 12월에는 부산의 4개 합창단이 연대해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에 도전할 참입니다."

변 이사장은 어린이 청소년 남성 등 크고 작은 합창단을 만들어 서로 연대해 부산의 합창문화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꺼내놓았다. "제 개인적인 희망은 3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만들고 싶은 겁니다. 문화회관 같은 큰 공연장에 서면 겁이 나서 엄두를 못내는 합창단도 있지 않겠습니까. 적당한 크기의 공연장에서 품격 있게 노래하고, 연습도 하고, 세미나도 가질 수 있는 그런 합창 공간을 꿈꾸고 있지요." 임성원 기자 forest@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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