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사전 한 권이 청소년들엔 '희망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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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영 국제로타리 3660지구 총재

국제로타리 3660지구(부산, 제주) 장만영(㈜디프로매트 회장) 총재는 최근 부산의 여러 중학교를 방문했다. 학교를 찾을 때마다 그의 손에는 영어사전 몇 권이 들려 있었다. 그는 3660지구 임원들과 함께 각 학교를 돌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영어사전을 나눠줬던 것이다.

'꿈은 이뤄진다'(Dreams come true). 영어사전의 첫 페이지에는 이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부산에서 '제2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꿈을 선물하러 다닌 겁니다."

형편 어려운 중학생에 4천권 선물

"제2의 반기문 총장 나오길 기대"

장 총재가 중학생들에게 영어사전을 나눠준 것은 '불우청소년들에게 꿈 심기 운동'의 하나였다. 3660지구가 실시한 이 캠페인은 영한사전 4천 권을 부산 시내 172개 학교의 불우청소년들에게 나눠주는 사업. 지난 7월 취임한 장 총재가 아이디어를 내고 3660지구 소속 각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사업 자금을 모았다.

젊었을 때 영어교사로 근무한 바 있는 장 총재는 취임할 때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영어사전 선물하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건네줌으로써 장래 우리나라의 주역으로 자라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그의 취지였다.

그는 임원단 회의에서 "로타리 회원 1명이 불우청소년 1명에게 장래를 밝혀줄 영어사전 1권을 사주는 운동을 하자"는 생각을 밝혔다. "전자사전이 있고, 휴대폰도 사전기능을 하는데 종이사전이 효과가 있겠느냐"는 반대도 나왔다고 한다. 영어교사로 일한 덕분에 종이사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임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모두 공감하기에 이르렀다.

"회비와 봉사금을 이미 내고 있는 회원들이 불평하지 않고 추가로 1인당 2만원씩 사전 사주기 기금을 냈습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8천400만원을 쉽게 모을 수 있었습니다."

3660지구는 이 돈으로 영한사전 4천 권을 구입했다. 부산시교육청과 협의해 부산의 172개 중학교 1학년 1천350개 학급에 사전을 골고루 나눠줬다. 학교당 23권 정도였다. 장 총재는 "청소년들에게 현금으로 몇만 원을 줘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사전은 책 한 권이라는 단순한 의미보다는 꿈과 희망을 전달한다는 뜻이 있죠. 영어사전 한 권이 불우청소년들에게 유엔사무총장, 학자, 엔지니어가 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회원이 6천여 명으로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3660지구는 지난 1년 동안 국제로타리재단에 75만달러(약 9억원)를 기부했다. 올해는 100만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 한국로타리장학재단에 기부한 금액도 6억5천여 만원에 이른다. 장학재단 누적 기부금액은 64억여 원이라고. 이 같은 활발한 기부 덕택에 한국로타리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부산의 중고생은 연간 600~700여 명에 이른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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