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교 3년 넘게 '흉물' 방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태풍 '매미'로 일부 붕괴 후 재정난으로 철거 못해

장기간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구포교 전경.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일부 구간이 붕괴됐던 구포교가 만 3년이 지나도록 철거에 대한 큰 진척없이 장기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현재 부산시에서 구포교 철거를 위한 실시 설계용역을 시행 중이지만 부산시의 어려운 재정 형편으로 내년도에도 철거 공사 착수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8천여 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구포교 철거 실시 설계용역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다. 용역에는 구포교 철거는 물론 제방 접근로 정비,보행로 설치,조경 등을 담고 있다.

부산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구포교를 철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8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철거 비용이 당장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지난 2003년 9월 태풍으로 60m 구간이 붕괴된 구포교는 지난해 9월에도 바로 옆 20m 구간이 붕괴됐다. 또 지난해 7월에는 다대항배후도로 2단계 공사를 위해 구포쪽 125m 구간에 한해 철거를 해 2군데나 끊어진 흉물로 전락했다.

또 북구와 강서구를 연결하는 유일한 인도교 역할을 하던 구포교가 붕괴되면서 자전거나 도보로 이 지역을 오가는 시민들의 경우 인도가 부분적으로 단절된 구포대교를 통행하느라 교통사고 위험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최모(42)씨는 "미관상으로도 너무 안좋은 데다 붕괴된 교각과 상판으로 바로 아래의 구포대교 안전에도 결코 좋은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에서 적극적으로 철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구포교가 붕괴된 직후에는 북구와 강서구 양쪽에서 철거 반대 여론도 많아 여론 수렴을 하느라 철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다"면서 "용역 결과 중 당장 시급한 다리의 철거 작업은 내년부터 착수할 수 있도록 예산 반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himang@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