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량 많고 어려운 수리 가 피하자" 수리 나 변경 '눈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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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가냐, 나냐 그것이 문제로다."

수능 원서접수 마감시한(오는 9일)이 임박하면서 수리영역 과목 선택을 두고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눈치작전'도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수능에서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 인문계열은 나형을 응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다수 대학들은 수리 나형 응시자도 자연계열 지원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원서접수 뒤 과목 변경 첫 도입
수험생 막판 갈아타기 현상 극심
학교 수업 파행 부작용 우려도


수학Ⅰ에서만 출제되는 수리 나형에 비해 가형의 경우 출제과목이 수학Ⅰ, 수학Ⅱ, 심화선택과목(미적분학,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택1) 등으로 학습량이 많고 상대적으로 어려워서 이에 부담을 느낀 중·하위권 학생들이 막판에 수리 나형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일선 학교에서는 원서접수 마감까지 수리 과목 결정을 못해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는 학생들과 이들에 대한 입시 지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부산 A 고의 경우 지난 2일 시행된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리 가에 응시했던 자연계열 학생 51명이 최근 나형으로 대거 옮겨갔다. 90명이었던 수리 나형 응시 학생은 141명으로 늘어난 반면, 당초 190명이었던 수리 가형 응시 학생은 139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학교 자연계열 학생 5명 중 한 명이 불과 5일 만에 응시 과목을 바꾸면서 수리 가와 나의 '대세'가 바뀐 것이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수능 원서접수를 한 뒤에라도 응시 영역 및 과목을 바꿀 수 있는 별도의 기간(9월 7~9일)을 둬 막판 과목 갈아타기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응시과목 변경 첫날인 7일 각 지역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는 수리 과목을 바꾸려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전국 자연계열 수험생 중 34.8%가 수리 나를 치렀지만, 올해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의 한 진학지도 교사는 "중·하위권 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교들의 경우 자연계열 학생의 반 이상이 수리 나형에 응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리 과목 선택 응시는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학교 현장의 수업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산의 한 수학 교사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상당수가 일찌감치 수리 나형 응시를 결정지어 버리면서 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수학Ⅱ 과목 수업시간에는 수업에 집중하지 않거나 따로 다른 과목 공부를 해 면학 분위기를 흐리는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며 "수준별 과목 분리 응시가 이뤄지는 2014학년도 수능부터는 이런 교과 파행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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