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말(부산 사투리)을 살리자] 교육·소득수준 높을수록 '부산말' 안 쓴다
부산 시민들은 교육,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부산말을 더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학년이 낮을수록, 동부산권(해운대/기장/동래/금정구)에 거주하는 학생일수록 부산말 기피 의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일보가 신라대 사회과학연구소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 의뢰해 부산 지역 초·중·고등학생 및 성인 1천9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성인의 경우 대체로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대학원졸 3.00점>대졸 2.76점>중졸 이하 2.57점>고졸 2.37점), 또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600만 원 이상 2.69점>400만 원 이상 2.66점>200만 원 이상 2.57점>200만 원 미만 2.44점) 부산말을 더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학년이 낮아질수록 부산말 기피 의식이 심해졌고, 동부산권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부산말 기피 의식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본보·신라대·부산대 조사
동부산권 거주 저학년생
기피 의식 가장 높아
또한 평상시 부산말의 사용 정도를 보면 교육 정도가 낮을수록, 소득은 월 소득 200만~400만 원에서, 직업은 기능/작업직, 기타/무직/학생, 자영업일 때, 남성일 때 평상시 부산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아버지의 교육 정도가 고졸과 중졸 이하일 때, 중남부권(원도심), 서부산권에 거주할수록 부산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부산말 기피에 대해 '매우 그렇다'(5점)~'전혀 그렇지 않다'(1점) 척도를 사용했다.
더불어 부산말의 뜻을 알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더 많이 사용할수록 수치가 높아지는 55개 어휘 생태지수 항목에서는 초등학생~50대 이상 전 연령대에 걸쳐 연령이 낮아질수록 생태지수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세대를 거듭할수록 쓰지 않는 부산말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대 이상의 경우 부산말 생태지수(3.92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실제로 부산말을 사용하는 정도(3.72점)도 높은 편에 속했으나 모순되게도 부산말을 기피하려는 의식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차윤정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는 "지역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지역어에 담긴 지역의 정서나 문화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므로 교육 등을 통해 지역어에 대한 가치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