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함께 행복 찾기] 유대인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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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신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세계에서 가장 영리하고 교육열이 높은 민족을 들라면 대부분 유대인을 지목한다. 사실 지금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많은 학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지적은 틀림이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유대인만큼이나 자녀의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민족이 또 우리 한국인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의 수탈과 이후 이어진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모두 우리 민족의 교육열 때문이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공부와 관련된 많은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우리에게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교육열 때문임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열정적인 교육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에게서 노벨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의 교육을 유대인의 교육보다 더 낫다고 하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항상 뇌리를 맴도는 질문이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우연히 한 방송을 보면서 찾을 수 있었다.

공부는 혼자 암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의견 나누고 소통하는 것

'마타호쉐프', 유대인들의 공부 방법을 한 마디로 정의 한다면 '마타호쉐프'라고 말 할 수 있단다. 우리말로는 '네 생각은 뭐니?'라고 번역된다. 유대인들의 공부는 어려서부터 이 말로 시작해서 이 말로 끝이 난다. 이스라엘의 도서관인 '예시바'는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이다. 우리에게 도서관은 대개 공부를 하기 위해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유대인에게 공부하는 도서관은 매우 시끄럽다. 왜냐하면 그 곳에서 공부는 바로 토론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이 조용히 책을 읽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명 이상이 모여서 함께 토론하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공부를 하는 장소인 도서관이 시끄러운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그리고 이런 공부의 출발점이 바로 나의 생각을 만들고 이를 다른 사람의 생각과 교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에서의 공부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유대인에게 공부는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반면 우리에게 공부는 혼자서 암기하고, 나만의 지식을 쌓는 것이다. 그렇게 쌓은 지식을 우리는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공부는 철저히 개인의 소유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 공부는 경쟁이 아닌 호기심의 발로이며, 나와 너의 소통을 통해 우리의 것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에게 책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너의 생각에 대한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지는 토론이다.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나 혼자만의 공부는 결국 우리에게서 사회를 빼앗고 만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 가면서 쌓은 나만의 공부는 성공한 한 개인을 만들지는 모르지만, 결국은 그 성공한 사람도 불행으로 이끌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그 의미를 발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청소년들에게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너와 나의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게 하자. 그래서 참된 공부는 암기가 아니라 생각 키우기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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