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요양 치료에 음악만 한 특효약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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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병원 음악회 나용승 그랜드자연요양병원 원장

"요양병원 어르신에게 음악만 한 특효약이 없을 겁니다."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 그랜드자연요양병원 나용승(50) 원장의 지론이다.

매달 한 차례, 일요일 가족 면회일에 개최
직접 악기 연주, 직원들도 난타 공연 맹연습


나 원장은 지난 2007년 병원을 개원하면서부터 병원에서 음악회를 열었다. 지난 21일 69회를 맞았다. 6년 동안 한 차례도 빠뜨리지 않았다.

음악회는 매월 한 차례, 일요일에 열린다. 일요일은 가족들이 어르신들을 면회하는 날이다. 음악회가 열릴 때마다 병원은 가족들에게 초청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면회 온 가족과 입원 환자들은 함께 음악 연주를 듣는다. 가족도 환자도 면회 시간이 즐겁고 음악으로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어르신들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가족입니다. 하지만 면회를 하다 보면 발길이 뜸해지거든요. 이럴 때 음악회가 필요합니다. 면회를 하는 게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함께 음악회를 즐기는 거죠."

나 원장은 직접 악기를 잡기도 한다. 색소폰을 배운 지 7년이다. 이제는 환자들에게 멋진 음악을 들려주는 실력을 갖췄다. 전자기타와 통기타를 배운 지는 3년째다. 올해 들어서는 드럼을 맹연습하고 있다.

"음악이 가장 필요한 곳이 어르신들이 사는 요양병원입니다. 음악과 의료 간 융합을 발전시켜 우아하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요양병원의 전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음악 사랑은 원장 혼자만이 아니다. 음악병원을 위해 직원들도 하나가 된다. 직원들은 요즘 '난타' 공연을 연습 중이다. '두드림'이 치매환자의 회복에 좋다고 한다. 직원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입원 중인 어르신을 가르쳐 공동의 발표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무료한 어르신들에게 '두드림'을 통해 젊음을 되찾아 주겠다는 생각이다.

여름철에는 실내를 벗어나 병원 잔디마당으로 옮겨 음악회를 개최한다. 지난 21일 음악회도 한여름 밤 야외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환자와 가족 외에도 아시아공동체학교를 비롯한 다문화 가족들도 초청됐다.

이날 연주자로는 피아니스트 나유진, 남구문화원 오카리나앙상블, 남구문화원 오륙도무용단, 어쿠스틱 듀오 인터레스트가 등장했다. 피날레는 신라대 교수인 예브게니 이조토브의 피아노 연주로 장식했다. 예브게니 이조토브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교수를 겸임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음악인과 병원, 지역사회가 하나되는 순간이었다.

"요양병원 어르신들은 소외되어 있습니다. 가족과 지역사회가 이들을 안을 프로그램이 부족합니다. 음악이 이 문제를 푸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할 겁니다"

나 원장은 요양병원과 음악치료 활동이 더 체계적으로 결합되고 실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민 선임기자 yey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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