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틈'] 여름 음악 캠프와 해운대가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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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문화부 선임기자

시선을 끄는 두 행사가 있다. 신라대와 BS금융그룹이 각각 주최하는 여름 음악 캠프다. 마침 이번 한 주 동안 두 행사가 동시에 열린다. 신라대는 올해 6회째, BS금융그룹은 처음이다.

음악 캠프는 좁게는 전공자들에 대한 실기교육이다.

신라대와 BS금융그룹은 20여 명의 교수 및 전문 연주자들을 강사로 초빙했다. 강사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부산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최고의 교수들 일색이다. 외국 연주가들도 보인다.

두 캠프는 학교 기숙사와 회사 연수원 시설을 이용한다. 이곳에서 며칠간 숙식을 하며 학생들을 지도한다. 각각 100여 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음악 캠프는 날로 위축되는 음악 교육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요즘 골목길엔 피아노 학원이 보이지 않는다. 미술학원, 태권도학원도 마찬가지다. 입시에 장애물인 예체능 교육의 축소를 위해 집중이수제가 도입되면서 더욱 심화된 현상이다.

취업률로 학교의 우열을 가리면서 대학 내에서도 음악대학이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된 지 오래다.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음악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또 음악 캠프는 지역 인재 유출을 막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지역의 음악 전공 학생들은 방학 때 레슨을 받으러 서울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제적 형편이 나은 경우엔 학기 중 부산~서울을 통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만약 부산지역에 음악 캠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서울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역 교수와 연대감이 깊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 학생들의 연주 실력을 향상시켜 결국 음악적 역량을 키우게 될 것이다.

또 관광객을 모으는 역할도 기대된다.

유럽의 경우 해마다 여름철이면 음악 캠프를 개최한다. 음악 캠프 기간이면 음악을 배우려는 젊은이는 물론 음악을 감상하러 관광객들이 몰린다. 도시가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이번에 부산에서 개최하는 두 음악 캠프에도 경남 대구 지역 출신이 상당수 참가하고 있다. 캠프 일정엔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연주발표회도 포함돼 있다.

주지하다시피 여름철 해운대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여름 음악 캠프와 해운대가 조금만 더 전략적으로 만난다면 유럽의 음악 캠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건만, 벌써 음악 캠프의 변신이 기대된다. ye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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