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광장] "감동 주는 행사 위해 뛰고 또 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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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활동 대학생 기획자 탐방

부경대 취업동아리 '라이트 피플' 회원들이 부경대 6호관 사무실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어학연수, 인턴, 공모전, 각종 자격증 취득 등으로 스펙 쌓기에 바쁜 방학을 보내고 있는 반면 좀 더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려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학생 기획자들이다. 이들은 팀을 만들어 강연회, 아카데미, 문화 행사 등을 개최한다. 주제 선정에서부터 예산 마련, 홍보에 이르기까지 행사를 열기 위한 하나부터 열까지의 과정을 모두 스스로 해낸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기획자들을 소개한다.

청소년 및 대학생 인재육성교육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가온누리 소속의 '영 프로(Young Pro)'는 대표적인 대학생 기획자 모임이다. 제4기 '영 프로'에 참가한 21명의 대학생은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아르피나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제12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를 기획했다.

섭외부터 홍보까지 진행 총괄
학생 한계 기업체 후원 애로 토로


'영 프로' 학장 이호성(25·동명대 조선공학과)씨는 "2박 3일 행사를 위해서 9월 말부터 모였다"며 "여러 대학에서 모인 많은 동료와 협동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참가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견문을 넓히고 싶었고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학생 기획자들은 남구 대연동 부경대 취업동아리 '라이트 피플'. 이들도 부경대, 동아대, 동의대 신라대 등 부산 지역 여러 대학교에 재학 중인 19명의 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기획하는 것은 '제3회 인문학 캠프'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부경대에서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행사로 전국 58개 대학 145명의 참가자들이 지정된 인문학 도서를 읽고 토론을 통해 국가 정책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했다.

강연팀장 박재익(25·동아대 철학과) 씨는 "이번 캠프에서 강의해 줄 연사를 직접 섭외하는 일을 맡았다"며 "베스트셀러 작가들을 모시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직접 서울에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직위원장 김태지(26·부경대 경영학과) 씨는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업체의 후원을 받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학생들을 잘 믿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는 아쉬움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경성대 'TEDxKSU 팀'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청중들에게 전하는 강연회를 오는 3월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팀의 디렉터 김지원(24·디지털콘텐츠학부) 씨는 "이제 행사 개최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업 후원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또 "지난 행사에서도 교수님과 학교의 도움을 받아서 행사를 열었다"며 "대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팀의 신한솔(22·디지털콘텐츠학부) 씨는 "다른 친구들은 방학 동안 영어 공부하랴 공모전 준비하랴 스펙 쌓는 동안 나는 내가 가진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이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 활동이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와 동료가 만든 행사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씨는 "우리의 도전과 노력에 많은 관심을 두고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아직 사회는 대학생들이 하는 일에 무관심하고 후원이나 연사 초청에 흔쾌히 응해주지 않아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고 전했다. gyeong410@gmail.com


권경숙 시민기자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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