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기항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호' 타 보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영장·아이스링크·쇼핑거리… 떠다니는 도시

부산항에 19일 입항한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 내부 모습.사진은 쇼핑거리. 김경현 기자 view@

마치 어느 도시의 깔끔한 쇼핑가에 들어선 듯하다. 테마별로 내부 모습을 달리한 커피숍과 바, 면세점 등이 거리 양쪽으로 화려하게 펼쳐져 있다. 환한 빛이 쏟아지는 천장은 하늘 같은 분위기다. 배 안으로 들어섰는데도 실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선내 쇼핑 거리에 서 있으니 '바다 위의 도시'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 오브 더 시즈'(14만t급) 선내 풍경이다. 19일 부산항에 처녀 기항한 보이저호는 영도구 동삼동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한나절을 보냈다.

길이만 311m, 규모에 놀라
카지노엔 전문 딜러 상주
배우·가수 고용 정상급 공연


세계 최초의 선상 아이스링크에 들어서자 시원한 냉기가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피켜스케이터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낮에는 크루즈선 승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아이스링크를 갖춘 크루즈선은 보이저호를 포함해 10척밖에 안 된다.

부산항에 19일 입항한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 내부 모습.사진은 아이스링크. 김경현 기자 view@
현란한 전구가 반짝이는 카지노에는 전문 딜러가 상주한다. 카지노를 비롯한 선내 주요 서비스 시설에는 한국어 안내판이 완비돼 있다. 부산항 기항에 맞춰 한국인 승객들을 대하는 손길이 세심하게 느껴진다.

브로드웨이급 공연이 펼쳐지는 대극장 모습은 지상의 어느 극장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 극장에서는 뮤지컬 메들리 공연과 클래식 공연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보이저호 운항사인 미국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RCI)사는 크루즈선 공연을 위해 전속 프로덕션까지 운영하고 있다. 작품 기획자와 가수, 배우를 직접 고용해 정상급 공연을 만들어 올린다. 
부산항에 19일 입항한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 내부 모습. 사진은 대극장. 김경현 기자 view@
13층 실외수영장에는 바닷물이 채워져 있다. 수영장 외곽을 따라서는 300m가 넘는 조깅트랙이 이어진다.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급 스파 시설과 넓은 미용실도 갖추고 있다. 
부산항에 19일 입항한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 내부 모습. 사진은 실외수영장. 김경현 기자 view@
활동적인 여행객들도 크게 지겹지 않을 듯하다. 인공암벽등반장과 미니골프장, 농구코트 등 스포츠 시설과 전자오락실 등 오락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지난 1999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보이저호는 길이만 311m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14층 높이에 3천800여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중국 상하이항에서 7박8일 일정으로 출발한 보이저호는 이번에 3천500여 명의 여행객을 태우고 일본 오키나와와 후쿠오카를 거쳐 부산을 찾았다.

보이저호가 도착하기 직전에 RCI사의 레전드호(7만t급)도 부산항에 도착했다. 19일 하루에 두 척의 호화 크루즈선이 부산항을 가득 채우며 수많은 여행객을 지상으로 쏟아냈다.

보이저호의 처녀 기항에 맞춰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BPA)는 따뜻한 환영식을 열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임기택 BPA 사장, 백종헌 부산시의회 부의장, 우예종 부산지방해양항만청장 등은 이날 오전 보이저호에 올라 찰스 타이게 선장에게 기념패와 꽃다발을 전했다.


타이게 선장은 "미국에서 운송된 식료품과 생필품 등 선용품을 부산항에서 대부분 채운다"면서 "부산항은 중국과 일본의 가운데에 있어 크루즈항으로 매우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택 BPA 사장은 "초대형 호화 크루즈선이 부산항을 불편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시설과 서비스, 관광 프로그램 등을 완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지역 주요 면세점에서는 크루즈선 여행객들의 싹쓸이 쇼핑으로 화장품 물량이 딸렸다는 후문이다. 백화점 식품관의 김과 김치도 동이 났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