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코 3D:죽음의 동영상' 'J 호러 대명사' 사다코가 13년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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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코 3D:죽음의 동영상'. KT&G 상상마당 제공

일본 공포영화를 뜻하는 'J 호러'. 스즈키 코지의 원작을 토대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연출한 '링'(1999)은 그 도도한 출발신호였다. 이 작품에서 TV 브라운관에서 기어 나오는 사다코의 충격적인 장면은 국내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패러디될 만큼 유명세를 얻었다. 또한 '사다코의 관절꺾기'는 한국 공포영화에 사다코 따라잡기 열풍을 일으킬 만큼 유행병처럼 번지기도 했다.

어느덧 'J 호러'의 대명사가 된 사다코가 13년 만에 돌아왔다. 하나부사 츠토무 감독의 '사다코 3D: 죽음의 동영상'은 '링' 시리즈의 원작자 스즈키 코지가 소위 '링 월드'를 완성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한 신작 'S'를 토대로 빚어낸 공포물이다. 때문에 '링' 시리즈의 새로운 진화처럼 다가온다.

'링'시리즈 스즈키 신작을 영화로
저주의 원혼 숨통을 조여오는 공포
3D로 표현… 여름을 더 오싹하게


여고 교사인 아카네 아유카와(이시하라 사토미 분)는 어느 날 갑자기 자살한 제자 노리코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연이은 자살 소동으로 형사들은 조사에 나서고, 의문의 동영상이 이 사건과 얽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카네는 결국 동영상을 최초로 인터넷상에 올린 사람이 인기 화가이자 아티스트인 세이지 카시와다(야마모토 유스케 분)임을 알아낸다. 죽음의 기운을 막으려는 아카네는 자신의 노트북이 스스로 작동하는 것을 발견하고 모니터를 꺼버리지만 '404 File Not Found'라는 오류메시지는 사라지지 않고 동영상을 보게 되는데….

제작 단계부터 3D 상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과거 저주의 매개체로 비디오테이프를 선택했던 것과 달리 인터넷 동영상으로 옮겨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그리곤 제목으로 아예 사다코를 뽑았다. 부제목이 암시하듯 연이은 자살 소동에 의문의 동영상이 존재하고, 사다코가 부활을 꿈꾸며 누군가를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려나가는 것. 13년 전 '링'에 죽음의 비디오가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죽음의 동영상으로 요리해 나가는데, 시대가 변한 만큼 사다코가 전하는 공포는 그야말로 무차별로 퍼진다.

이 작품은 인터넷 동영상과 각종 모니터를 통해 저주의 원혼이 유포되는 내용을 소재로 삼아 전작과 차별화를 꾀했다. 자신과 비슷한 능력을 지닌 아카네를 통해 사다코가 부활을 꿈꾼다는 설정을 곁들였다. 관객을 서서히 몰입시키는 솜씨는 무거운 충격을 남기고, 동영상을 본 등장인물들을 자살로까지 내모는 공포감의 심리묘사도 뛰어나다.

인터넷 악성 댓글, 왕따 같은 요즘의 불안한 현실을 공포로 연결하는 이 작품을 보노라면 예기치 않은 곳에서 비명이 절로 나온다. 반복되는 사다코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점점 공포감이 고조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어린아이들과 임산부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링'의 마니아나 공포물 강심장들이라면 놓치기엔 아쉬운 영화다. 14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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