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섀도우' 조니 뎁, 이번엔 희대의 바람둥이·뱀파이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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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섀도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조니 뎁이 이번엔 바람둥이로 변신했다. 비주얼 영화의 대명사인 팀 버튼 감독은 이것도 모자라 여기에 뱀파이어 역할을 추가시켰다. 로맨틱 호러로 빚어진 신작 '다크 섀도우'에서 말이다.

1966년부터 5년 동안 생방송 됐던 동명의 TV 시리즈가 영화의 원작. 1천 개가 넘는 에피소드, 뱀파이어, 늑대인간, 시간여행, 해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녹여냈던 이 고전은 당시 많은 아이를 브라운관 앞에 붙잡아 놓았다. 40여 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버튼 감독도 그 중 하나. 초자연적이면서 괴상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마치 '한낮에 꿈꾸는 악몽' 같다며 이를 꽤 사랑했고, 결국 그의 손에 의해 영화로 빚어졌다.

팀 버튼 감독 '로맨틱 호러'
1966년 TV 시리즈가 원작


18세기 희대의 바람둥이이자 명망 있는 콜린스 가문의 장남 바니바스(조니 뎁)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할 일만 기다리고 있다. 그 와중에 미모의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를 잘못 건드려 실연의 상처를 준다. 결국 마녀가 저주를 부려 바니바스와 결혼할 연인은 절벽에서 투신자살한다. 바니바스도 뱀파이어가 되어 관속에 묻힌다.

그리고 200년 후. 바니바스는 뱀파이어로 깨어난다. 웅장했던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자신의 가문이 몰락할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재건에 힘쓴다. 이때 마녀 안젤리크가 다시 그를 찾아와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가 끈질긴 유혹을 온몸으로 거부하자 안젤리크는 "갖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부숴버리겠다"며 콜린스 가문과의 전쟁을 선포하는데….

11일 개봉한 이 영화는 TV 시리즈를 원작으로 했지만, 현실감을 가미해 드라마적 재미를 보탰다. 바람둥이 남자와 마녀 사이의 싸움이 200년 동안 계속된다는 기본적인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익숙한 동화적 모티브를 덧칠해 성인을 위한 로맨틱 스토리로 변주한 것.

여기에 1700년대에 살던 사람이 200년 후 세상에 떨어져 겪게 되는 에피소드의 재미와 한때는 저택을 가진 부호였지만 지금은 황폐해지고 망가진 후손과의 재회까지 영화가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초반에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18세기 유럽 귀족풍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이후에는 1970년대 문화가 등장해 혁신적인 비주얼과 동화적인 판타지 세계를 함께 맛볼 수 있다.

다만 캐릭터와 드라마의 개성은 다소 약해 보인다. 주인공 바니바스는 마녀의 저주를 받을 만큼 매력적인 바람둥이라기보다는 어리어리한 귀여운 남자다. 여기에 이야기의 중심인 마녀와의 전쟁이 어정쩡한 선에서 이어지고 악당의 지독한 모습이 없어 극적인 요소도 적다.

그럼에도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에 이어 다시 한번 환상의 호흡을 맞춘 팀 버튼-조니 뎁의 찰떡궁합과 헬레나 본햄 카터, 미셀 파이퍼, 에바 그린의 열연이 힘을 더한다.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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