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놀래키려고 닭 죽이기'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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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폐막… 주빈국 개념 도입 '성과'

얀스 아수르 감독이 만든 '원숭이 놀래키려고 닭 죽이기'의 한 장면.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공

올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14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폐막식을 갖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폐막식=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시상식이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동백대상)은 얀스 아수르 감독의 '원숭이 놀래키려고 닭 죽이기'가 차지했다. 중국의 처형제도를 중간자적인 관점으로 다룬 작품이다. 영화제 측은 "여교사가 정치범으로 잡혀 총살당하는 이야기를 별다른 대사 없이도 끌고 가는 힘이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최우수작품상의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우수작품상은 영화 '반달곰'이 받았다. 이정홍 감독이 연출했다. 다른 사람을 얼마나 인정하며 살 수 있나?를 묻는 작품이다. 작품상은 이우정 감독의 '애드벌룬'이 받았다. 질풍노도의 성장기를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담은 수작이다.

심사위원장인 프랑스 도미니크 카브레라 감독은 총평을 통해 "달고 짜고 맛있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카브레라 감독이 단편영화 감독에게 던진 한마디가 인상적이었다. "실패하고 노력하고 더 나은 실패를 해라."

평가=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한층 성장했다. 우선 올해 영화제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다. 1천783편이다. 지난해 1천406편보다 377편이 더 많았다. 2010년에는 1천124편이 출품됐다. 참가국 수도 올해는 74개국으로 지난해 67개국보다 늘었다. 관객은 5천326명이었다.

개·폐막식 진행도 흥미로웠다. 개막식 때 시네 콘서트 형식을 도입해 박수를 받았다. 폐막식 시상식에서 보여준 수상자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얀스 아수르 감독을 비롯해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한 감독을 전화로 연결해 소감을 받았다. 사전에 소감을 녹음해 시상식을 보러 온 관객에게 들려줘 현장감을 살렸다. 수상을 기뻐하는 감독의 생생한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영상에는 감독의 사진과 그의 작품이 간단하게 상영됐다.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들도 성공적이었다. 주빈국 개념의 도입은 눈에 띄는 성과다. 올해는 프랑스가 주빈국이었다. 프랑스 영화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끌어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영화인과 네트워크도 형성하게 됐다. 뤼미에르 영화학교 대외협력처장을 비롯해 에이전시 7명이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 참석했다. 내년 주빈국은 중국이다. 이미 중국영화 전문 프로그래머가 이번 영화제를 꼼꼼하게 살폈다. 장단점을 파악해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오퍼레이션 키노도 만족할 만했다. 부산지역 5개 영화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단편영화를 제작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올해는 부산을 주제로 단편영화를 만들었는데, 대학 간 경쟁이 치열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이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만의 축제에서 벗어나 일반 관객을 위한 대중적인 섹션도 도입했으면 하는 것이다.

김종균 기자 kj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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