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매점 재위탁 롯데 자회사 폭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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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당한 치킨집 투자자 권리금 등 문제로 시끌

롯데의 자회사가 4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동원한 사직야구장의 매점을 위탁관리하면서 이를 협력업체에 재위탁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매출 지분을 나누는 조건으로 부산 사직야구장 내 치킨가게 2곳에 7천만 원을 투자한 A 씨. 올해 초 명의이전을 준비하던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동업자와 함께 권리금과 보증금으로 2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자신들의 신분이 전대인이 아니라 단순 협력업체에 불과했던 것. 그나마도 올해 새 협력업체와 계약을 하게 됐으니 점포를 비워달라는 날벼락 같은 통보까지 받았다.

동업자가 보여준 전대계약서만 철석같이 믿었던 A 씨는 부산시와 롯데자이언츠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모두 '야구장 내 매점은 협력업체에 판매위탁이 된 상태인데 권리금과 보증금이라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답변만 돌아왔다.

부산시와 롯데자이언츠 측에 따르면 롯데의 사직야구장 연간 사용료는 10억900만 원. 롯데자이언츠는 야구장 내 매점 32개 가운데 일부 직영점을 제외한 전 점포를 롯데 자회사인 B사에 재위탁한 상태다.

롯데자이언츠 측은 "야구단이 매점을 운영할 수 없어 자회사에 재위탁을 준 상태이며 모든 매점에는 B사의 카드단말기가 설치되어 있고 매출도 B사의 매출로 잡히는데 점포마다 전대계약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B사 역시 "위탁받은 모든 매점 운영은 3개 협력업체가 판매대행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받고 있다"며 "권리금이나 보증금은 있을 수 없다"고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B사와 맺은 전대 계약서를 제시한 A 씨에 따르면 B사는 이들 협력업체에 운영권을 미끼로 억대 권리금과 임대보증금을 요구했다. 카드단말기만 B사 소유일 뿐 매출액의 15~20%를 떼가고 매달 나머지를 점포 소유주에게 다시 넘기는 사실상의 전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와 동업자는 지난해 입점 당시 1억8천만 원의 권리금을 제시했고 첫 해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B사에 다시 5천만 원을 추가로 지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의 주장이 맞다면 롯데의 자회사인 B사는 겉으로는 협력업체에 판매위탁을 맡긴 모양새를 취한 채 보증금과 판매매점 운영만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A 씨는 "사기 혐의로 B사 계약담당자와 동업자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측은 "야구장 전체를 롯데 측에 연간 위탁을 준 상태"라며 "재위탁이든 어떤 식이든 운영에 대해서는 롯데 측의 재량이며 우리는 매점 운영 등 여타의 계약관계에서는 제3자"라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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