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예상 국내경기 회복속도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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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예상 국내경기 회복속도 둔화

하반기에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재정위기와 고유가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 올해 국내 경기가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으로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이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수출증가율·기업실적 등 악화…과잉 낙관론 경계
유럽 재정위기·고유가 등 대외 불안요인도 상존


정부는 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1분기 경제상황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어려운 세계 경제 상황에서 국내 경기 흐름만 인위적으로 대폭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

특히 유로존의 경우 재정 긴축과 은행 디레버리징(부채축소)으로 완만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른 상태.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경기를 압박하고 있는 국제유가 역시 오는 7월 대이란 원유 금수조치가 발효하고 여름철 계절적 수요가 늘면 다시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은 "경기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회복세는 매우 약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경기 지표도 최근에는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1.4%가 감소했고 소비(-2.7%)와 투자(-7.0%)도 2월보다 줄었다. 연초에 바닥을 찍은 국내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수치.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는 "경기 저점 근처에선 월별 지표가 들쭉날쭉한 게 일반적"이라며 "분기 전체의 지표를 봐달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중심인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분기 수출 증가율은 3.0%로 전분기(9.0%)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삼성전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닝 쇼크'라는 소리까지 나돌 정도로 악화됐다.

유럽 정치상황이 불안해 향후 우리의 수출환경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한국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 "지난해에도 우리 경제는 상저하고의 성장흐름이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상고(3.8%) 하저(3.4%)라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면서 "섣부른 낙관은 그 자체로서 우(愚)일 뿐 아니라 정책대응의 타이밍과 효율성을 저하시켜 충격을 더 크게 한다"고 경고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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