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 / 이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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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처럼 구수한 한국 문화사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역사에 허구는 없을까? '한국인은 단일 민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고려 때 이슬람 사람인 상기는 장순룡이라는 성명을 받아 덕수 장씨의 시조가 됐다. 장순룡은 충렬왕에게 벼슬을 하사받고 고려 여인과 결혼해 일가를 이뤘다. 오늘날 장순룡의 후손은 3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귀화해 공을 세운 일본군 장순 사야가는 김충선이라는 성명을 받아 그 가문이 대구 김씨의 한 파를 이뤘다. 이런 문화사를 살펴보면 한민족이 순수 혈통을 간직한 단일 민족이라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일 민족이라는 생각은 일제 강점기에 민족주의자들이 일본인과의 혼혈을 막고 독립운동의 명분을 내세우기 위해 주장하면서 굳어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는 옛날이야기처럼 구수한 문화 스토리로 대중에게 우리 역사를 이해시킨다. 문화 속에는 역사의 빈틈을 메워주는 잃어버린 고리들이 무수하게 숨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지만, 정작 역사를 보는 근본적인 시각을 고치고 암기가 아닌 이해를 통해 알맹이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적었다. 웅녀의 비밀부터 인력거에 얽힌 사연까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보는 것은 어떨지. 이이화 지음/김영사/332쪽/1만 5천 원. 방준식 기자 anubis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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