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스민 비하 '인종차별 발언' 살펴보니…
일부 보수언론을 통해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 트위터상의 '이자스민'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무용론 또는 패배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수도권 패배의 원인을 젊은층의 SNS 영향력 확대로 해석하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대선을 앞두고 '나꼼수'에 이어 SNS 죽이기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낳고 있다.
지난 14, 16일 일부 중앙지 보도를 시작으로 17일 지상파 방송 등을 통해 '트위터에 이자스민 씨 비난글' 등이 지속적으로 보도됐고 이에 따른 트위터 집단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새누리당 하태경(해운대기장 을) 국회의원 당선자도 지난 15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일부 트위터리안, 새누리 이자스민에 "매매혼으로 팔려온 X" 경악. 외국인 혐오 또는 인종혐오는 극우파의 특징인데 한국에서는 좌파들이 이런 성향을 보이네요. 나꼼수 이후로 좌파들 수준이 확 떨어진 듯"이라고 몰아세웠다.
문제가 된 발언은 극소수
영향력없는 트위터 대부분
'SNS 무용론' 의도 가능성
하지만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이자 SNS 전문가인 정광현 씨는 "실제 문제가 된 트윗을 찾아 원문을 분석해보니 실제로는 인종차별 발언을 반대하는 글들이었고 그 외 인종차별 글이 있긴 했으나 팔로워수가 100~200명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심지어는 팔로워가 15명인 트위터리안의 글도 있어 타임라인에 거의 노출되지 않고 검색을 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글들이었다"고 분석했다. 타임라인에 자주 노출되고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려면 팔로워수가 적어도 수천 명 이상은 돼야 한다. 파워 트위터리안인 이외수 작가는 팔로워가 132만여 명, 공지영 작가는 41만여 명이다.
정 씨는 또 "트위터 사용자들은 전혀 모르는 일을 일부 보수언론에서 트위터에서 만연하는 일로 공포하면서 트위터 집단 전체를 비도덕적 집단으로 몰아간 경향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트위터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식의 무용론과 패배론을 자꾸 심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정씨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인터넷 블로그 여론상 당시 한나라당 측에 상당 부분 불리했다고 인식된 후 블로그를 점령하기 위한 움직임이 많아졌지만 트위터 점령은 통제장치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성대 안철현(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2040세대가 SNS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해 나갔다는 게 너무도 자명해지면서 대선을 앞두고 이같은 침소봉대식 기회포착을 통해 트위터를 무력화시키고 새로운 진입자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