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털어드립니다] ① 부산 사상구
무소신·묻지마 박근혜 추종자(손수조)… 참여정부에 갇힌 盧 아바타(문재인)
"19대 총선 후보자, 그것이 알고 싶다." 본보는 부산·경남의 격전지 5곳을 선정해 주요 후보를 심층 검증한다. 대상 지역은 후보와 관련한 각종 루머가 많이 나돌고 있는 곳들이다. 후보자들의 치부에 포커스를 맞추고 먼지를 탈탈 턴다. 후보자에게는 도덕성과 진정성을 요구하고 유권자들에겐 올바른 판단을 제공하고자 한다.
새누리 손수조 후보
'청년' 앞세우면서 2030 대변역할 전무
손수조는 '박근혜 카케무샤'인가.
일본 전국시대 때 쇼군(막부의 우두머리)은 전장에 나갈 때 닮은꼴인 카케무샤(影武者)를 내세워 대리인으로 삼았다. 그런데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박근혜 위원장의 '카케무샤'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손 후보는 원래 '내 연봉 3천만 원으로 선거 뽀개기'를 공약으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았다. 그런데 '3천만 원 선거뽀개기'공약은 이미 세 번의 말바꾸기로 만신창이가 됐다. 손 후보는 인터넷 블로그에 쓴 '선거일기'에서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며 제1의 약속으로 '거짓말을 하지 말자'를 내세웠다.
월급 모아→전세금→부모 도움
선거자금 출처 싸고 시끌
방송사 시험 최종면접 당시
지역 단체장에 청탁 의혹
총학생회장 등 경력 부풀리기도
당초 취업해서 번 돈 3천만 원으로 선거를 시작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손 후보의 유일한 직장이었던 홍보대행사 'PR게이트'의 수습 초봉은 80만원, 연봉은 2천만 원 선이다.
의혹이 일자 "서울 방 전세금을 빼서 만든 돈"이라고 했다. 전세 자금의 절반은 부모가 도와줬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후보 등록 때 전세 자금 3천만 원을 후보자 재산으로 그대로 신고했다. '전세금 빼서'라는 말은 거짓말이 되었다. 이후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관계로 지금도 후보자 명의로 돼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3천만 원이 바닥 났다. 말바꾸기에 이어 공약도 지킬 수 없게 된 것이다. 손 후보는 "3천만 원은 다 썼다. 공식 선거운동에는 후원금 8천만 원을 쓰겠지만, 지지율 15%만 넘으면 보전을 받으니 3천만 원만 쓴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3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도 돈이 없어 정치를 포기했다고 말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후회는 없다"고 했다.
'청년들의 희망'을 앞세우려면 억눌린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저항이나 관련 활동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없다. 손 후보는 지난 2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기존에 한 건 없다. 홀로 올라간 서울에서 생활고가 시작됐고 청년 활동은 사치였다"고 했다. 그는 이화여대 학교 방송국 활동에 열성적인 평범한 학생이었다.
'반값 등록금 운동'을 포퓰리즘으로 평가한 부분도 논란이 됐다. 그는 "캠퍼스에 가서 맞춤형 복지를 설명했더니 더 좋아했다. 모든 20대가 야성(野性)인 것처럼 비춰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맞춤형 복지'는 박근혜식 복지 모델이다.
손 후보는 처음에 '덕포여중,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출신'을 대표 경력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대학이 아닌 중·고등학교에는 총학생회가 없다. 학생회가 있을 뿐이다. 주례여고 관계자도 "그냥 학생회가 있다. 다른 학교도 다 같다"고 확인했다. 경력 부풀리기라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손 후보는 "학생회 경력은 뼛속부터 '정치 DNA'가 있는 사람임을 강조하기 위해 내세웠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들끼리는 총학생회장이라고 불렀다. 대학에서만 쓰는 말인지 미처 챙기지 못했다"고 했다.
손 후보는 정치를 위해 안정적 직장에 취직하는 기회도 접었다고 했다. 하지만 수차례 언론사 문을 두드렸다. 지난 1월 예비후보 등록 직전까지도 대전지역 방송사 시험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서울 모 종합편성채널 시험에 응시했다가 최종 면접까지 가자 친분이 있던 부산의 한 단체장에게 도움을 부탁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 단체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손 후보가 최종 면접에 갔다며 혹시 해당 언론사에 아는 분이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단체장은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손 후보가 아니라 손 후보가 고교 때 다녔던 학원 원장이 부탁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 물어온 것이다"고 말을 바꿨다.
손 후보는 "정치는 스펙과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정치부 기자였다"며 "인사 청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심층기획팀=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손수조 새누리당 1985년 4월 8일생(27세)정당인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전)주례여자고등학교 학생회장(전)PRGATE(언론홍보회사) 재직 부산일보 DB |
문재인 민주통합당 1953년 1월 24일생(59세)법무법인부산 대표변호사 경희대학교 법률학과 졸업 (전)청와대 비서실장(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