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뒤풀이] 반디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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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말, 문을 닫았던 '대안공간 반디.' 하지만 반디가 던지고 간 여운 때문일까? 간혹, 미술인과 술자리를 갖거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반디에 대해 다들 궁금해했다. 그곳에서 부산 미술의 꿈을 만들어 갔던 이들은 지금 뭘 할까?

디렉터 김성연 씨는 바다가 보이는 기장군 일광면에 조그마한 작업실을 마련해 놓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스페이스 배에서 '섬'(An Island)이란 제목으로 전시(4월 10일까지) 중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올 2월까지 했던 작업이란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변함이 없었다. 단지 길어진 머리카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예전보다 좀 더 '자유인'다워 보였다. 작품은 반디를 잊지 말아 달라고 말하는 듯했다. 반디의 전신이 공교롭게도 '섬'이 아니었던가.

신양희 큐레이터는 어떻게 지낼까?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에서 월간 미술 전문 잡지 '경향 아티클'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생활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단다. "취재 중 부산에서 만났던 분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지난해 한 달 먼저, 반디 건물에서 나간 도서출판 '비온 후'는 동래구 수안동 온천천 옆에 새롭게 3층짜리 건물을 지어, 출판사 일을 계속하고 있다. 잘 지낸단다.

김 디렉터는 당분간 작업에 몰두할 거란다. 그러니, 부디 조급해하거나 실망하지 말기를!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만 서식한다는 곤충 '반딧불이'에서 이름을 딴 '반디.' 언젠간 다시 비상할 거다. 정달식 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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