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며] 그 사람 목소리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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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3월 부산 땅을 밟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비릿한 갯내음이 코를 자극했다.

한국에 온 첫날, 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한 사람은 한 여자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주 예쁘고 친절했다. 우리에게 열정적인 말투로 "니멘 하오(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역시 한국사람은 인사성이 밝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첫날은 너무 피곤했다.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간단히 정리하고 곧바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얼마나 기대가 컸던지 꿈속에서조차 한국생활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튿날에는 그 선생님을 따라 학교를 구경했다. 학교는 산 위에 있어 공기도 맑고 경치도 아름다웠다. 이른 아침에 새들이 나무 위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도 볼 수 있고 늘 햇빛이 많아 기분이 좋았다. 학교 곳곳에 설치된 긴의자와 자동판매기도 마음에 들었다. 쉬는 동안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가 컸다.

음식도 좋았다. 특히 김치가 맛있었다. 식당에서 된장찌개와 비빔밥을 즐겨 주문했는데 주 메뉴와 함께 따라나오는 밑반찬은 늘 나를 기쁘게 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많이 본 포장마차도 흥미로웠다. 어묵이나 떡어묵, 오징어 튀김도 맛이 있었다. 어느 날 감자탕도 먹었는데, 약간 매운듯하면서도 짭잘한 것이 좋았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닭튀김이다.

한국사람은 밥을 먹을 때나 물건을 살 때, 혹은 자동차를 탈 때에도 미소를 지었다. 그런 미소가 아름다웠다. 한국사람들의 목소리도 정말 좋다. 한국에 처음 올 때 기내에서 한 한국 여자 승무원의 말은 지금도 달콤하게 느껴진다. 한국가수들의 노랫가락도 흥겹고 즐겁다.

부산에 온 지 벌써 1년 10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경험하고 공부한 것이 참 많다. 그만큼 내 마음도 뿌듯하다.

자오위에(중국인)·동서대 일본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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