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승 감독 '파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불법체류 다룬 가족 코미디 고아라, 다문화가정 맏이로

'파파'.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고스트 맘마'와 드라마 '연애시대' 등을 통해 예리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한지승 감독의 신작 '파파'는 가슴 따스한 가족 코미디물이다. 미국으로 도망간 톱스타를 찾다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어버린 매니저와 동생들과 뿔뿔이 헤어지지 않기 위해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소녀가 서로의 생존을 목적으로 가족이 되어야만 하는 애달픈 사연을 녹였다.

한때 잘 나가는 매니저였지만 도망간 소속사 연예인을 쫓아 미국까지 오게 된 춘섭(박용우). 강제 출국의 위기에 놓이자 밤무대 가수(심혜진)와 위장결혼을 한다. 그러나 안도도 잠시.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그녀가 입양하며 키우던 피부색이 다른 6명의 아이를 맡게 된다. 궁핍에서 벗어날 길은 요원하고, 채권자인 고 사장(손병호)이 미국까지 건너와 생명을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지는데….

모처럼 한지승 감독 특유의 연출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미국에서 촬영했지만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과 어울림이라는 주제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흥행에 성공한 '완득이'가 그랬듯이 다문화와 가족의 의미를 되짚고 있어 살갑다. 위장 결혼한 신부의 죽음과 함께 시작해 따뜻한 가족코미디를 이어가면서 판타지로 끝을 맺는다. 악한으로 등장하는 손병호의 이미지조차 귀엽고 스크린을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손발이 간지러운 장면도 꽤 있다.

개성파 배우 박용우와 다재다능한 고아라의 부녀 연기 호흡은 흠잡기 어렵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6명 아이 중 맏이 역을 맡은 고아라는 새로운 발견이라 할 만하다. 춤과 노래 실력, 뛰어난 영어 실력은 극의 드라마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2월 2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