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 신임 부산대 총장, "부경대와 통합보다 지역 거점대 위상 정립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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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합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현재 부산대의 사정으로는 부경대와의 통합을 거론할 단계가 아닙니다." 신임 김기섭 부산대 총장이 대학통합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은 9일 본보와 가진 취임 인터뷰에서 "부산대가 밀양대와 통합을 했지만 아직도 그 문제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통합을 추진해서 성공한 예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면서 "대학 통합을 거론하기보다는 지역 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방침이며 다른 대학과의 통합은 그 이후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장기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대학 통합 등 대학의 미래와 관계되는 큰 현안에 대해서는 구성원들과의 소통 등 활발한 의견교환이 필요하다"면서 "전임 김인세 총장의 여러 공과가 있으나 임기 막바지에 다수 구성원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실수를 하거나 무리수를 둔 부분이 있었다"고 말해 김 전 총장이 임기 막판 부경대와의 통합까지 염두에 둔 공동발전 협약식을 개최한 데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총장은 대학 운영과 관련해선 "교육과 연구가 강한 대학을 만들겠다"면서 "미래발전전략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르면 2학기부터 교육 및 연구 부총장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현행 부총장, 의무부총장제는 교육 및 연구부총장제로 바뀐다. 김 총장은 "의무부총장제는 옥상옥 구조라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있어 폐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조직은 인적 네트워크가 아니라 시스템을 통해 움직여야 하며 그래야 사적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면서 "제도와 규정을 체계화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대학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어 온 학내 파벌문제에 대해 김 총장은 "보직교수 인선때부터 탕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면서 "나 자신이 선거과정에서 누구에게 큰 빚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심없이 대학을 운영해 나갈 수 있으며 이런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소통부재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등 진보적 사학자로 평가받아온 그는 "사학자들은 대체로 진보적 성향을 가지며 인문학자로서 뜨거운 가슴과 휴머니즘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학자적 양심보다는 리더로서의 책무가 더 커진 만큼 총장으로서 대학의 궁극적 발전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통'을 강조하는 김 총장은 "대화로써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면서 "학생, 교수, 교직원 단체는 물론 젊은 교수, 원로 교수들과의 만남을 정례화해 이들의 의견과 애로사항 등을 놓치지 않고 청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4년 뒤'를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두 번 안 한다는 각오로 한 번을 열심히 하겠다"면서 "그래야 초심을 잃지 않는다"고 에둘러 말했다.

노정현 기자 edu@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b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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