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천왕문 복원 내년 2월께나…
지난해 12월 15일 방화로 전소된 범어사 천왕문 복원사업이 해를 넘기게 됐다. 범어사는 지난 8월 관할 부산 금정구청으로부터 복원을 위한 건축허가를 받고 공사에 돌입, 소실 1년 만인 이달 중 원형대로 복원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1699년 건립된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1964년 다시 건립된 천왕문은 1989년 전면보수로 새롭게 태어났다가 지난해 방화로 소실된 바 있다. 이번 복원은 1964년 재 건립될 당시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기존과 같은 58.90㎡ 부지에 목조를 이용한 기둥과 단청, 기와지붕 등 전통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3~4개월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되던 복원은 해를 넘겨 내년 2월 이후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 가림막을 덮은 채 진행 중인 복원 공사는 16일 현재 건물외벽 벽체 시공과 기와 조성이 끝난 상태지만 단청작업과 문 내부에 들어설 사천왕상 제작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범어사 관계자는 "1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는 전체 사업비 확보의 어려움과 고증 작업, 일부 설계변경에 따른 행정절차 등으로 전체 공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개당 1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소요되는 사천왕상을 4개나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왕문 복원은 국시비 지원 없이 범어사가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조달해 시행하고 있다.
한편, 범어사는 천왕문이 방화로 소실된 이후 60개에 불과하던 소화기를 100개로 늘려 비치하고 대웅전 뒤쪽에 방화림을 새로 조성하는 등 '제2의 천왕문 참사'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