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전거도로 안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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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모 중학교 앞 인도 안전펜스에 자전거가 묶여 있어 보행자가 이를 피해 다니고 있다. 이성호 기자

울산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전거 간선도로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지선 도로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데다 자전거 거치대 등 인프라도 미흡해 자전거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울산지역의 자전거 도로는 지난해 말 기준 170개 노선에 283㎞가 구축돼 있으며 올해 사업비 125억 원을 들여 8개 노선 47.8㎞를 만들거나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2015년까지 울산의 자전거 도로는 총 4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선망 부실 인명 사고 우려
거치대 등 인프라도 부족


자전거도로 노선은 태화강 둔치 도로를 축으로 강북 쪽은 동천강, 강남 쪽은 두왕로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으며 기존 국도 및 지방도의 간선도로와 물려 있다.

그러나 교량을 비롯해 학원가, 공단 등 자전거 통행량이 많은 지역에 지선 도로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는 통학생과 근로자들이 인도와 차도를 이용해야하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울산에서 자전거 출·퇴근 근로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태화강 명촌교(596m)의 경우 매일 수백 명 이용하고 있지만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폭 1m 정도의 교량 위 인도는 출·퇴근 시간대에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섞여 혼잡을 빚고 있고 인도와 차도의 높이 차이가 20㎝나 돼 자전거가 넘어질 경우 차량과 바로 충돌하면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김 모(47·현대자동차 근무) 씨는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자전거 도로를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전거 통행량을 정확하게 분석한 뒤 우선순위에 따라 도로를 개설하고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다닐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내버스 노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자전거 통학생이 많은 남구 신정동 일대 중·고교의 경우 등·하교시간대에 학교 주변 간선도로와 이면도로에 자전거 도로가 따로 없어 학생들이 인도나 위험한 차도로 다니고 있다. 또 대부분 학교에 자전거 거치대가 없어 인도 안전펜스 등에 자전거를 묶어놔 보행자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다.

중구의 경우 구청이 '자전거 시범학교'를 선정해 지원을 하고 있지만 막상 일선 학교들은 통학 중 안전사고와 도난을 우려해 시범학교 선정을 기피하고 있다.

정 모(15) 군은 "자전거로 통학하는 친구들이 최근 부쩍 늘었지만 오가는 길이 위험하고 교내에 자전거를 대 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며 "학교 밖에 자전거를 주차했다가 도난당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lsh7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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