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는 신경전, MB정부는 美 칭찬 들을 정도로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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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하야리아 관련 문건' 분석

미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난 하야리아 기지 반환 협상 과정을 보면 우리 측의 지나친 '저자세' 협상 정황이 역력하다.특히 공개된 문건들은 참여정부 당시의 협상 과정도 동시에 보여주는데, 두 정부의 협상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참여정부와는 '신경전'= 2006년 미 대사관이 작성한 문서에는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 리처드 롤리스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 등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 전을 펼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라포트 제안'으로 알려진 '바이오슬러핑'(지하수 상부의 부유기름을 회수·제거하는 공법)이 기지 정화와 관련한 미국이 낼 수 있는 최종안이라며 한국 정부의 수용을 압박했고, 그러나 우리 측은 "시민사회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원하고 있다"는 논리로 맞섰다.

특히 2006년 5월 25일 문건에 기록된 버시바우 대사와 이치범 당시 환경부 장관의 전화통화는 아슬아슬했다. 양 측은 서로의 말을 끊으면서까지 설전을 벌였고, 급기야 이 장관은 "장사꾼처럼 협상하지 말자. 대국(슈퍼파워)인 미국이 좀 관대해지길 바란다"고 말하고,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의 합리적인 제안에 기초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동맹관계가 손상될 것"이라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참여정부 시절

환경개선문제 수용
미국측 거센 압박에
"엄격한 기준 필요하다"
강대 강으로 버텨


MB 정부

"협상할 준비 돼 있다"
시종일관 유화적 태도
"한국 쟁점마다 솔선수범"
美 대사 문서 곳곳 언급



#미국 칭찬 들은 MB정부 협상팀=MB정부 들어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는 MB정부 출범 후 이 문제를 처음 논의한 2008년 5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특별합동위원회 회의에서부터 확인됐다. 외교부 출신인 한국 협상대표는 협상 전부터 대폭적인 양보안을 제시했고, 협상 쟁점과 관련 미국에 항의하려는 환경부 관계자를 제지하기도 했다. 미 대사관은 "솔선수범했다"며 문서 곳곳에서 그를 칭찬했다.

또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공동환경평가절차서(JEAP) 협상이 진행 중인 2008년 11월 캐서린 스티븐스 미 대사를 만나 정권교체 이후 미국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2008년 12월 16일 스티븐스 미 대사와의 오찬면담에서 "협상을 전보다 쉽게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종 협조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허 시장 성화 불리한 협상 변수 됐나= 부산시의 강력한 반환 요청이 협상 차원에서는 불리한 변수로 작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부산시의 강한 반환 압박을 미국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으로 표현했고, 스티븐스 대사도 부산시의 열정을 언급하며 우리 측의 태도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시의 뜻대로 협상이 결론 났지만, 이면을 보면 한·미 양국 간의 이해관계 속에서 불리한 협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핑곗거리로 활용됐다는 인상이 짙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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