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영어능력평가' 도입… 영어공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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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쓰기 영역 추가돼도 읽기 튼튼하면 '노 프라블럼(No Problem)'

부산영어도서관과 부산지역 각 도서관은 수시로 영어 스토리텔링 강좌를 열고 있다. 사진은 부산의 한 도서관에서 엄마와 자녀가 함께 영어공부를 하는 모습. 부산일보 DB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과 영어교육과정 개편 움직임이 일면서 벌써부터 영어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듣기와 독해 위주로 진행돼 오던 '수능형' 고교 영어 수업에도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에는 말하기와 쓰기 평가가 추가된다. '영어 공부 어떻게 시켜야 하나' 학부모들은 영어 때문에 또 한 번 불안해지고 있다. 부산교대 영어교육과 우길주 교수는 "말하기와 쓰기가 추가된다 하더라도 영어 공부의 기본은 어차피 하나"라며 "읽기 공부를 제대로 한다면 나머지 영역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녀의 성장 단계별로 적절한 영어책을 골라준 뒤 꾸준히 읽고 이해하도록 하는 것 만큼 좋은 영어공부법은 없다는 것이다. 단계별로 꾸준한 책 읽기가 된 아이라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든, 현행 수능 외국어 영역이든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개편 맞물려
학부모들 또 불안감

자녀 수준 맞춘 영어책
꾸준히 읽히는 게 최선

큰 소리로 함께 읽으며
얘깃거리 곁들이면 좋아


우 교수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수능 대체 여부는 내년에야 결정되고 수능 대체가 되더라도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험 출제기관인 만큼 수능 외국어 영역 평가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영어책 읽기를 통한 공부법은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듣고 말할 기회가 거의 없는 자녀에게 의도적으로 영어 노출 시간을 늘려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영어 스토리텔링 등 영어 읽기 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온 부산영어도서관으로부터 구체적인 방법을 들어봤다.

부산영어도서관 이승아 교사는 "흔히 부모들은 영어 스토리텔링에는 그림이나 방 꾸미기 등 필요한 것이 많을 것이라 부담스러워하고 서툰 영어 실력부터 걱정하곤 한다"며 "아이와 함께 큰소리를 영어책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내 아이 수준부터 바로 알자 7세 아이라도 유창하게 영어를 읽고 말하는 아이가 있고 중학생이라도 책을 못 읽는 학생이 있다. '엄마표 영어'는 아이 수준이나 발달 정도를 잘 알고 시작해야 한다.

영어 수준에 맞는 다양한 읽기 방법이 있다. 부산영어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스토리텔링 단계가 도움이 될 듯 하다. 영어도서관 측은 Read Aloud-Storytelling-Shared Reading-Independent Reading 등의 읽기 방법을 쓴다.

Read Aloud(큰소리로 읽어주기)는 일반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활동. 동화책을 아주 즐겁게 재미있는 내용부터 시작해 차츰 정도를 높여가야 하고 질문을 자주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Storytelling(스토리텔링)은 여러 문학작품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알려주는 방법이다. 다양한 목소리로 읽어주고 몸동작과 표정도 최대한 활용하면 좋다.

영어책 읽기 능력이 조금씩 향상되면 Shared Reading(나누어 읽기)으로 발전시키면 된다. 이는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것으로 후렴구를 반복하거나 역할을 나누어 읽으며 함께 읽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역할을 나누어 읽을 때 부모가 일부러 틀려 아이로 하여금 잘못된 점을 찾게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다음 단계로 자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Independent Reading(혼자 읽기)을 하도록 하면 된다. 동화나 문학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히고 부모는 유창하고 정확한 읽기가 되는지 점검하면 된다.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하게 읽도록 해야 영어 읽기의 효과는 상당하다. 일단 영어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진다. 학교 교과서에서 설명 위주나 교육과정에 얽매인 어휘 중심으로 영어에 싫증을 느낀 아이들도 이 읽기를 통해 바뀐다고 한다. 부산영어도서관 측은 "영어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는 것만으로도 문장 구조나 어휘 등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상상력과 현실 경험 등과 어울려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녀가 흥미를 잃지 않아야 하고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

실제 영어 읽기에는 큰 기술이나 테크닉이 요구되지 않는다. 부산영어도서관 수업을 수강하는 부모들도 구체적인 기술이나 테크닉을 많이 문의하지만 쉽고 간편하게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자녀들이 읽기에 참여하고 흥미를 유지하게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곁들이면 된다.

우선 '읽기 전 활동'으로 자녀가 책 속의 그림 등을 통해 이야기 주제와 줄거리를 예상하도록 한다. 그림이나 마임 등 다양한 활동을 곁들이면 좋다. '읽기 중 활동'으로는 다양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야기 중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거나 큰소리로 따라 읽어보게 하는 등의 활동이 있다.

빼놓지 말아야 할 단계가 '읽기 후 활동'. 이 단계에서는 이야기를 다시 말하게 하거나 역할극을 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또 독서 일지를 쓰거나 미니북 만들기 등을 해볼 수도 있다.



부산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은 좀더 전문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부산영어도서관, 영도구어린이영어도서관, 집 주변 도서관 등지를 활용하면 된다. 부산영어도서관이 진행하는 영어 스토리텔링 수업은 연초에 마감하기 때문에 지금은 참여할 수 없다. 대신 3만 권이나 되는 영어책은 아무 때나 빌릴 수 있다. 이승아 교사는 "가족이 모두 대출 카드를 만들면 단계별로 다양한 책을 빌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산지역 각 도서관들도 수시로 영어 스토리텔링 강좌를 열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승아·김영한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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