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것도 아닌데 아침마다 얼굴이 '달덩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방으로 본 여성 부종 원인과 해결책

겨울 부츠를 벗고 알록달록 예쁜 봄 구두를 신으려고 발을 넣었는데 들어가지 않는다면? '살이 찐 걸까, 몸이 부은 걸까' 여성이라면 불어버린 다리를 원망하며 한번 쯤 떠올려봤을 고민이다. 

살이 찐 거라면 다이어트, 운동 등 퍼뜩 해답이 떠오르지만 부은 거라면 대체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여성에게 특히 많다는 부종, 한방을 통해 여성 부종의 원인과 해결책을 알아봤다.

# 부종, 왜 여자에게 많을까

한의학에서 부종은 신체 수분대사를 조절하는 주된 장기인 비장, 폐장, 신장이 서로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중 폐와 신장은 신체 전체의 수분대사를 관장하는데 인체 메커니즘의 장애로 인해 기의 상승하강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부종이 온다. 비장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해 기혈을 만드는 작용을 하는데 역시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전반적인 순환 장애로 부종이 올 수 있다. 순환 장애는 담음(비정상적인 체액)이나 어혈(제대로 돌지 못하고 맺어 있는 피)을 유발해 혈맥을 막아 부종을 부른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부종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이 많은 이유는 여성의 생리·병리적 특성 때문이다. 한의학의 음양론적 관점에서 볼 때, 남성은 양에 속해 기가 흩어지기 쉽고 여성은 음에 속해 기가 막히는 일이 많은 것이다. 또 매달 월경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겪는 여성은 혈이 빠져나가 음기가 많아지고 습한 상태가 되면서 부종이 생기기 쉽다. 여성은 또 감정의 변화가 크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취약해 고민을 오랫동안 마음에 품으면서 기를 막는 경향이 많다.


월경·임신·출산 이후 흔히 생겨
장기 기능 못하는 '순환장애' 때문
한약으로 배출 원활히, 막힌 氣 풀어


# 부종, 월경·임신·출산과 밀접

여성에게 부종이 가장 잘 나타나는 시기는 월경이나 임신, 출산 이후로 대표될 수 있다.

월경 관련 부종은 보통 초경 후에서 폐경 전에 걸쳐 발생하며, 발병 초에는 생리 때 주로 증상이 나타나면서 월경전증후군의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가임 여성의 어떤 연령에서도 생길 수 있고 특히 40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되면 월경 주기와 직접적인 관련성 없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혈액량 뿐만 아니라 수분도 증가해 중반부터 얼굴이나 팔, 다리 등에 주로 부종이 생긴다.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관리하고 분만을 하면 자연히 나아지지만 출산 이후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부적절한 산후조리 등이 원인으로 복부, 얼굴, 팔, 다리 등에 주로 나타난다.

이밖에 기와 경락의 순환장애로 나타나는 부종은 조금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

기의 순환장애에 따른 부종 환자는 뚱뚱한 몸매와 불안·초조감, 두통 등의 정신적 장애와 함께 반복되는 부종을 호소한다. 전신이 붓기도 하지만 얼굴과 눈두덩이, 다리, 발, 발목이 부풀어 오르는데, 많이 먹지 않는데도 뚱뚱하다면 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또 경락의 순환장애로 인한 부종은 전신 통증이나 관절통을 동반하거나 흐리거나 비오는 날, 추운 날에 증상이 심해지고 몸이 무겁고 기운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치료는 일단 막힌 기를 풀어 주고 소변으로 수분을 원활히 배출시키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여성들은 특히 월경 관련 질환이나 산후풍, 산후비만 등과도 연관성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부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기의 순환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짜증이 잘 나거나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신경성 위장장애가 있는 경우, 또는 신경을 쓰면 몸살기가 있거나 자주 몸이 아픈 사람들은 순환장애가 있으므로 운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종을 빼고 몸을 가볍게 한다는 음료들은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고, 체질에 따라서 가려 마실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소음인은 따듯한 생강차나 인삼차, 계피차 등이 잘 맞고, 소양인은 옥수수차, 태음인은 율무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도움말=동의의료원 한방부인과 이인선 교수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