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만 건네면 된다고요?… 꼼꼼하지 않으면 낭패봅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봄 이사철 완벽 가이드

이사 업체를 고를 때는 허가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하자. 우체국의 주소이전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 동안 이전 주소지로 배달된 우편물을 새로운 주소지로 다시 배달해준다. 부산일보DB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다.

이사를 앞 둔 이들은 신경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날짜 정하는 것부터 이사 후 각종 신고까지. 수십 가지 항목의 체크리스트를 들고 챙겨야할 대표적인 집안 거사(?)다. 이사를 앞둔 이들을 위해 봄철 이사 완벽 가이드를 준비했다.


여러 업체 견적 받은 뒤 선택

짐 싸기 전 증빙 사진 찍어야

우편물 주소변경 서비스 간편

자녀 전학 수속도 미리미리



# 이사 업체 선정은 이렇게

이사 분쟁 중 가장 많은 것이 이사 업체 관련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물건의 파손 분실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대부분이다. 특히 최근 이사 업체의 과당경쟁으로 무허가 업체가 난립해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선 이사 업체의 허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가 업체는 피해보상이행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어 문제 발생 때 피해 보상이 가능하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에 전화(02-2082-8484)하거나 홈페이지(www.kff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러 군데 업체에서 견적을 받은 후 비교해 선정하는 것이 좋다.

견적서에는 식대, 사다리차 이용, 인건비 등의 내용을 꼼꼼하게 표기한다. 이사 당일 견적 때보다 짐이 많다거나, 주택의 구조와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는 등의 이유로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견적을 낼 때 버리고 갈 물건이나 붙박이장, 에어컨 등 전문설치 업체가 별도로 처리하는 품목을 미리 이야기 해줘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계약서에 이사 업체의 주소를 반드시 명기해야 한다. 추후 피해 발생 시 소비자단체의 중재나 관할 법원의 소액재판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사 비용은 짐의 양, 운송 거리, 포장 이사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된다. 성수기나 손 없는 날, 공휴일 등은 이사 수요가 몰려 평일보다 좀 더 비싸다.

이사 당일 짐을 옮기기 전에 물건의 상태를 이사 업체 직원과 직접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흠이 난 곳, 전자 기기의 작동 여부를 함께 확인하면 이사 후 물품의 훼손 시비를 줄일 수 있다.

부산YWCA 소비자상담실 오진아 간사는 "업체에서 원래부터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면 반박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짐을 싸기 전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이사 전후 점검 사항은?

이사 때 짐만 옮기는 것이 아니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각종 우편물의 주소 변경. KT-MOVING(www.ktmoving.com), 크레딧뱅크(www.creditbank.co.kr)는 제휴한 카드사, 쇼핑업체와 연계해 일괄적으로 주소지를 변경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체국 주소 이전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 동안 기존 주소지로 배달된 우편물을 새로운 주소지로 다시 배달해준다. 인터넷(service.epost.go.kr)을 통하거나 신분증을 들고 우체국을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무료 서비스고, 신청은 1회만 할 수 있다.

버리고 갈 짐은 미리 처분하는 것이 좋다. 가구나 생활가전 등의 물건을 버리면 폐기물 처리 비용이 있다. 미리 관할 구청의 폐기물처리 담당부서에 전화를 해서 처리한다. 버릴 물건 중 쓸 만한 물건은 재활용 업체를 이용하면 별도의 처리 비용 없이 처분이 가능하다.

중고 물건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팔수도 있다. 재활용 자선가게인 아름다운가게에 기부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름다운가게는 기증받은 물건을 되팔아 기부 및 자선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가까운 매장에 직접 전달하거나, 기증품이 사과상자 기준 3박스 이상일 경우 온라인으로 기증 신청을 하면 직접 수거를 해 간다.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해지 신청, 아이들 전학 수속도 미리 해둔다.

새 아파트의 경우 이사 2~3일 전에 입주 청소를 한다. 이사 이틀 전에는 도시가스 업체에 연락해 철거를 요청하고, 이사 당일 오전 10시 이전에 철거를 부탁한다.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이사 당일 부동산 중개소에서 잔금을 치르고 관리비 정산을 한다.

인터넷 정수기 비데 등 전문가 설치가 필요한 품목은 당일 설치를 하면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이사를 평일에 할 경우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를 한다.

# 피해 발생 때는 어떻게?

이사할 때 보통 대형 가구를 새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인터넷으로 가구를 구매한다면 배송비를 업체에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배송업체에서 추가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사 때 도배나 장판 또는 인테리어를 새롭게 한다면 AS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자. 벽지나 장판을 판매하는 곳과 실제 작업을 하는 업체가 달라 분쟁이 발생하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도 있다. 피해 발생 때의 절차를 미리 확인한다면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이사업체가 이삿짐을 분실·파손 했을 경우 사진을 찍어 자료를 남기고, 대리점이나 수리점에서 수리 견적 받아두어야 한다.

피해 규모가 클 경우 육하원칙에 따라 피해 사실을 명기하고, 관련 자료를 첨부해 내용증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피해 발생 때는 업체와 피해자 간의 협의를 통해 우선 해결하고, 원만한 합의가 안 될 경우 소비자단체의 중재를 거치거나 법원의 소액재판을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는 전국의 소비자센터들과 연계되어 있어 신속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서비스팀 오만석 차장은 "소비자단체의 중재를 이용하면 소액재판의 비용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며 "피해 발생 때에는 빨리 업체에 알리고, 증거 자료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