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부림시장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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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림시장이 입주한 점포의 절반 가까이가 운영난으로 문을 닫는 등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이성훈 기자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마수걸이하지 못하는 날도 부지기수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소재한 부림시장 상점가에서 5평 남짓한 옷가게를 20여년 동안 운영해 오고 있는 김 모(58·여) 씨는 2∼3년 전부터 오전에는 가급적 늦게 열고, 오후에는 일찍 문을 닫는다. 전기료라도 아껴 보려는 자구책이다.


전통시장 전국명성 무색
손님 급감에 존폐위기
창원, 활성화대책 추진


지난 1970∼1980년대 마산자유무역지역과 함께 '전국 7대 도시' 옛 마산의 시세를 가늠해 볼 수 있었던 부림시장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전통시장으로서의 명성을 날리면서 전국에서 손님이 몰렸던 부림시장이 이처럼 침체된 것은 대형 유통업체의 지방 진출이 잇따른 데다 지역 인구마저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

상가에서 간이음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50·여) 씨는 "오후 4∼5시께 출근해 가게 문을 닫는 오후 8∼9시까지 찾아오는 손님이라고는 점포 문을 닫고 귀가하려는 시장 상인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시장에 빈 점포가 속출하면서 분위기마저 흉흉하다.

3개 동으로 나뉘어 있는 부림시장 점포 수는 785개. 이 가운데 빈 점포가 42%(327개)에 달한다.

특히 A, B동 지하에 있는 동양종합상가의 123개 점포는 모두 비어 있으며, C동에 있던 옛 보훈매장 2개 점포도 문을 닫았다. 영업 중인 점포는 의류(한복)나 음식점이 대부분이고, 목기와 조명 등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어묵과 순대 등을 파는 먹자골목에도 손님 발길이 크게 줄었다. 부림시장번영회 신태근(58) 회장은 "장사가 되지 않아 점포 절반이 비면서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손님이 더 줄어드는 것 같다"면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특화시장으로 탈바꿈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번영회와 상인들은 창원시가 구상 중인 부림시장 활성화 방안에 희망을 걸고 있다.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부림동과 창동, 오동동 등 옛 마산의 원도심 상권을 회복하고 존폐 기로에 선 부림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으로 5천만원의 용역비를 들여 '부림시장 상권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및 주차장 설치 타당성 연구용역'을 12월 중에 전문기관에 의뢰키로 했다.

이번 용역의 주요 과업은 △시장 내 점포의 실태조사 및 분석 △상인 및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국내외 상점가 및 특색있는 전문업종의 개발 사례조사 △부림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진과제 제시 등이다. 특히 주차장 설치 타당성 검토와 인근의 창동 및 오동동 상권과 연계한 상권활성화 구역 지정 등도 포함돼 있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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