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강변공원 주민에게 '너무 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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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한 달이 넘도록 개장이 지연되고 있는 부산 북구 화명강변공원에 사용 불가능한 운동장과 체육 시설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사진제공=부산 북구청

부산 북구 낙동강 둔치의 화명강변공원이 준공 후 한 달이 넘도록 관리권 이전이 지연되면서 시설 보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달 10일 4대강 사업의 첫 성과물로 대대적인 준공식을 가진 화명강변공원은 아직도 정식 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진입로가 정비되지 않은데다 야구장과 테니스장 등 보완이 필요한 시설이 널려 있기 때문. 지난 2007년 화명지구 정비 사업으로 착공된 이 공원은 금곡동에서 화명동에 이르는 면적 141만㎡ 둔치에 국비와 시비 446억 원을 투입됐다.


준공 한 달 넘게 흙탕길 진입로에 1㎞ 이상 우회
테니스·야구장 대여 문의에 "사용 불가능" 답변
시설 보완 주체 놓고 시·북구청 책임전가 급급


현재 걸어서 공원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총 3곳이지만 방대한 면적에 비해 진입로 수가 적은데다 이마저도 금곡동 방면으로 쏠려 있어 구포동 방면 수정마을 아파트 등 3천여 세대 주민들은 철길 때문에 코앞에 위치한 공원에 가기 위해 1km 이상 우회해야 하는 형편이다.

주민 권 모(67) 씨는 "화명1동 동사무소 반경 500m 안에 인구가 얼마인데 걸어서 공원에 곧장 갈 수 있는 길 하나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지역에 공원을 만들었으면 지역 주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게 아니냐"고 말했다.

완성된 진입로 3곳도 흉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마무리 공사는 구청의 소관"이라는 부산시와 "시설 보완 후 이전"을 주장하는 북구청이 공사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덩그렇게 설치된 지하 진입로를 빠져나오면 체육공원까지 가는 길이 포장되어 있지 않아 비만 오면 흙탕길로 변한다.

북구청 관계자는 "시에서는 보완이 끝났다지만 사상구의 삼락공원도 시설 관련 민원이 잦아드는 데는 수 년이 걸렸다"며 "추경도 다 끝나 별 수 없이 올해 안에는 관리권 이전은 완료되겠지만 문을 열자마자 민원은 구청으로 쏟아질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붐을 타고 야구장과 테니스장도 대여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용이 불가능하다. 현재 일부 대형 행사에만 이들 구장을 대여해가며 시설을 모니터링 중이며 정식 펜스와 방송시설 등의 확충이 절실한 실정이다. 북구청은 시에서 받은 운영 예산 가운데 2억 7천만 원을 투자해 야구장에 임시 펜스를 설치했지만 정식 펜스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20억 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북구청의 요구에 따라 당초 4월 말로 예정되어 있던 준공을 미루고 예산 5억 원을 들여 추가로 시설 보수를 해온 만큼 이제 북구청에서 자체 관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5억~6억 원 남짓한 운영비로 시설 관리에서 녹지 보수까지 해야 하는데 이미 시에 신청한 예산은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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