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거나 혹은 착한 가격 제품 찾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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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유아용품 똑똑한 소비법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정성 가득한 유아용품들. 모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문화센터 '출산용품&아기옷 만들기' 이윤형 강사와 수강생들이 바느질을 해 손수 만든 것들이다.

'헉' 소리 나는 아이들 옷 가격에 놀라 일찌감치 '옷 동냥'에 나선 이들이 있는가 하면 세일 기간까지 기다렸다 다음해 입힐 치수 큰 옷을 미리 장만하는 엄마들도 있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걸 해주고 싶은 게 엄마들의 마음. "비싼 유아용품 가격에 끌려다닐 수만은 없다"고 선언하고 틈새를 찾아나서는 엄마들도 많아지고 있다.
 
직접 만들어 입히고 손품, 발품 팔아 질 좋고 저렴한 수입 용품 찾아 입히는 엄마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백화점 문화센터·인터넷 카페 '아기옷 DIY'
품질 좋고 디자인 뛰어난 물품 제작 장점

부산 수정·남포동 수입 유아용품 매장
실용성·저렴함 내세워 엄마들 마음 공략

·"아이 옷, 그거 하루면 뚝딱인 걸요."

'품질 대비 가격 저렴하고 맘에 드는 디자인에, 엄마 정성까지 가득~.'

'웬만하면 사 입히지 왜 사서 고생을…' 싶었건만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문화센터 '아기옷 DIY' 교실에는 낮시간인데도 20명 남짓의 엄마들이 모여 앉아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5년 전 육아용품 DIY에서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부산에 내려와 강의를 시작했던 이윤형 강사 또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요즘 엄마들은 응용도 잘 하시고요. 특히 방수이불 등 사는 것에 비해 만드는 게 훨씬 저렴하고 질도 좋은 제품들은 저보다 엄마들이 먼저 알고 만드세요." 자신이 직접 만든 옷들을 돌잔치 때 전시하거나 옛날 과거 시험을 치러 갈 때 배냇저고리를 쥐어 보냈다는 풍습을 본따 미리 수능 시험까지 생각하고 배냇저고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단다. 엄마들 상당수는 강의 시간에 배운 걸 응용해 집에 가서 다른 물품들도 만든다고. "실제로 바느질법과 재단만 조금 알면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어요. 하루에도 몇벌의 옷을 만들 수 있죠."

엄마들의 솜씨는 아이와 함께 커간다. 바느질을 익힌 엄마들은 아이가 컸을 때도 아이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히며 인터넷 사이트 등에 사진을 올리고, 또 비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주부 등 120여만 명이 회원으로 있는 인터넷 카페 레몬테라스(cafe.naver.com/remonterrace)에도 매일 20건 이상의 아기용품 DIY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고 사진들에는 어김없이 여러 건의 댓글이 달린다. 천은 어디서 구입했는지, 바느질은 어떻게 했는지 등.

선물받은 옷을 제외하고는 아이 셋의 옷을 대부분 직접 만들어 입혔다는 이지선(30·여·경남 양산시) 씨 또한 "힘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 옷의 경우 크기가 크지 않고 라인이 들어가지 않아 쉽게 만들 수 있다"면서 "또 자투리천을 활용하기도 쉬워 세트 의상을 만들기도 쉽다"고 말했다.

아기옷 DIY와 관련해서는 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유해물질, 아토피 걱정을 덜어주는 오가닉 코튼 열풍이 불면서 오가닉 유아용품을 직접 만들어주려는 엄마들이 늘어나 관련 재료를 파는 인터넷 사이트들 또한 성행하고 있다. 아이 입에 닿아도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만든 털 안 빠지는 봉제 천 인형과 장난감 등도 DIY 단골 아이템 중 하나다.


·"수입품은 다 비싼 거 아니냐고요?" "전혀요."

'군' 기저귀, '타가타' 카시트에 이어 다른 유아용품들에도 수입품의 바람이 거세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김고운(32·여·부산 해운대구) 씨는 기저귀는 물론 각종 아기용품들도 일본 브랜드를 구입해 쓰고 친구 아기 옷 선물 또한 일본 수입품 매장에서 마련한다.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도 이점이지만 무엇보다 깜찍한 디자인과 색상 때문에 일본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김 씨는 "첫째 때는 정보가 없어 용품들을 비싸게 구입한 경우가 많았는데 둘째 때는 주변 엄마들로부터 얘기를 많이 들어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엄마들만 아는 세상이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매장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도 문을 열고 있다. 부산 동구 수정동에 있는 '휴맘'(www.huemom.com). 일본에서 수입한 유아용품들을 주로 파는 일본 유아용품 전문매장이다. 2년여 전 개업했지만 그 전까지는 온라인 매장을 위한 창고 정도로만 사용하다 본격적으로 가게 문을 연 지는 3개월 정도가 됐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0~7세 아이 옷부터 시작해 우산,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슈크레 인형까지 없는 게 없다.

가격도 온라인에 비해 저렴한 편. 다른 온라인 매장에서는 2만 원 정도에 거래되는 큰 거즈 수건이 여기서는 1만 3천 원, 다른 곳에서 7천~8천 원 하는 빨대컵도 6천500원 정도에 판매된다. 아이 외출복도 이 집에서 제일 비싼 것이 2만 7천 원. 한국에서는 잘 나오지 않은 기저귀 가방 겸용 보냉가방도 이 가게 인기품목 중 하나다.

손님 박말임(41·여·부산 동구) 씨는 "일본 제품들 중에는 엄마들의 요구를 잘 반영한 실용적인 게 많은데다 디자인 예쁘고 가격까지 싸 즐겨찾게 된다"고 했고 손녀 옷을 사러 왔다는 김선정(55·여·부산 동구) 씨는 "보통 가격이 저렴한 걸 사면 몇 번 안 빨아도 금방 보풀이 생기고 마는데 일본 제품의 경우 질이 좋다"면서 "일제라고 하면 비쌀 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오히려 더 싸 자주 온다"고 말했다.

일제 등 수입 유아용품을 살 수 있는 곳은 또 있다. 부산 중구 남포동 부평시장 일대에 가면 수입 물품들이 즐비한데 이곳에서는 수입 유아용품 전문매장은 찾아볼 수 없지만 인형, 장난감 등은 일반 가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국산보다 수입 제품이 더 좋다고 말하려니 많이 조심스럽지만 요즘 엄마들이 점점 수입 유아용품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해요. 주부들은 이미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에 눈을 떠 똑똑한 소비를 하고 있는데 무턱대고 비싼 국산을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휴맘 사장 김선영(34·여) 씨는 "어서 빨리 국산 브랜드에서도 이처럼 실용적이고 저렴한 제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영업시간 오후 2시~6시 30분. 051-442-1113, 010-7537-7172.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
아기용품 DIY 재료 구할 만한 곳

꼭 DIY 강의를 들어야만 유아용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재료를 구입하면 만드는 방법을 친절하게 일러주는 곳도 많으므로 이들을 활용해 보자.

·잼재미(jeamjeam.com)·위비(www.weebee.co.kr)
·난쟁이똥자루(www.nanddong.com)
·배냇스토리(www.benetstory.com):부산 수영구 민락동 181의 137 한민프라자 7층. 051-754-3211.
·원단만 구입하고 싶은 경우:부산진시장 유정상회(051-632-828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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