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출범한 르노삼성은 지난 10년간 1조3천억 원 가량의 수익을 냈다. 매출에서도 부산지역내 최고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그 위상은 지역 최대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부산 지역 상공계와 학계, 시민단체들은 다음달 1일 르노삼성 출범 10주년을 맞아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사회공헌과 산학협력 등의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급성장 불구 사회공헌엔 소극2001~200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인수 이듬해인 2001년과 2004년,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손실을 봤지만 그 이외 연도에선 대부분 1천억~2천억 원씩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2005~2008년까지 4년간은 무려 7천41억원이라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연간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을 보면 르노삼성은 인수당시인 2002년 1.9%에 불과했으나 2009년에는 9.6%로 5배가량 급성장했다.
7년간 본전장사 GM대우는
총 71억 기부하는데…
연 1천억 이상 이익 삼성차
복지재단 계획조차 없어
남은 부품 기증 생색
굵직한 산학연계 '나 몰라라'특히 르노삼성은 전신인 삼성차 공장의 부산유치는 물론이고 르노그룹의 삼성차 인수시 빚탕감에 시민단체들이 적극 나선 것을 감안하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보다 지역사회공헌프로그램을 더 탄탄하게 마련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역 시민단체들은 "르노삼성이 지역민을 위해 한 것이 뭐냐. 지역민들이 르노삼성의 빚탕감에 일조하고 신차가 나오면 먼저 나서서 사주는 등 내가족처럼 생각한 것에 비해 지나치게 인색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박인호 대표는 "르노삼성에게는 부산시민의 기업이라거나 부산의 대표기업이라는 소속감이 없는 것 같다"면서 "출범 10년을 맞은 만큼 부산시민들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때"라고 꼬집었다.
본보가 경쟁업체들의 사회공헌프로그램 내용과 비교 조사한 결과에서도 르노삼성은 다소 인색한 모습이다.
르노삼성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을 보면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분야 공연 협찬 정도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아직까지 사회복지재단이나 문화회관 건립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GM대우는 2002년 인수이후 7년간 국내에서 본전 장사를 하는데 그쳤지만 8년간 기부금으로 71억 원을 내놓아 르노삼성(45억7천만원)과 대조를 이뤘다. GM대우는 2005년에는 사회복지재단까지 설립해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도 인근 도로의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지난 1996년 340억 원을 들여 기부체납형태로 도로(아산로)를 건설해 지역민들에게 제공했다. 이외에도 수십억 원을 들여 자동차 문화회관, 오토밸리복지회관을 지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산학협력도 한계르노삼성은 설립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지역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하거나 우수 재원들을 르노 본사와 연계해서 인턴십을 운영하는 등의 산학연계프로그램 가동에도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산학협력프로그램이라고는 부산자동차고와 일부 대학교에 연구개발이나 테스트 드라이빙을 했던 차량와 부품을 기증하고 교·보재를 개발하는 정도다.
GM대우의 경우 인천 부평 공장 인근의 인하대를 비롯해 국내 4개 대학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GM 본사의 국제산학협력 지원 프로그램 '페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제품 개발 프로그램을 대학에서 미리 실습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취업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하대의 경우 무려 3억4천만 달러에 달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지원키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군산공장 인근에 있는 군장대와도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는 등 산학협력 강화에 노력하고도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1990년대말부터 울산대와 산학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자동차학과에 이어 전기전자공학부 학생들을 선발해 교육을 실시 중이다.
업계관계자는 "르노삼성 내부적으로 굵직한 지역사회공헌프로그램이나 산학연계 등의 기획안이 만들어져도 돈이 든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차량 개발하다 남은 차량과 부품을 기증하거나 영어교실, 환경교실같은 '돈이 별로 안 드는' 사업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천영환 사회공헌팀장은 "GM대우는 대우차를 인수해 역사면에서 르노삼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현대차와도 비교해 르노삼성은 차종에서 몇종 되지 않아 산학협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당분간 대규모 산학협력계획은 없고 기존에 해오던 것을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