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범 10년을 맞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말까지 9년간 누적된 이익잉여금 7천400여억 원을 비롯해 땅값 상승액 5천400여억 원 등 모두 1조3천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했던 제2공장 증설은 물론이고,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재단이나 문화센터 건립,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 등 지역경제 발전과 사회공헌 활동에는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누적 이익잉여금 7천400억원
땅값 상승 5천억 등 1조이상 벌어
9년간 기부금 고작 45억원 불과
부산시민 염원 2공장 요구엔
"한국에서 결정할 사항 아니다"27일 르노삼성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한 2001~200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9년간 7천464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생긴 순이익으로, 배당 등의 형태로 회사밖으로 유출시키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돈이다.
또 부산공장 등 보유토지의 공시지가는 인수 이듬해 4천630억 원에서 8년이 지난 뒤인 2009년에는 무려 1조36억 원으로 배 이상 뛰었다.
르노그룹이 삼성차를 5천900여억 원에 인수한 것을 감안하면 투자분을 빼고도 7천억 원 이상 남긴 셈이다. 매출도 2001년 1조476억 원에서 2009년 3조6천561억 원으로 3.5배 가량 뛰면서 한진중공업을 앞질러 부산지역 매출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기업의 외형에 비해 사회공헌과 산학협력 등에선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지역대표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현대·기아차나 GM대우처럼 복지재단 설립이나 도로 개설, 스포츠센터 건립, 지역 대학과의 대규모 연계 산학협력 등 이른바 '돈 드는 사업'은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분야 공연 협찬, 일부 완성차와 부품 기증 등으로 생색내기 정도에 그치고 있다.
기부금에서도 르노삼성이 2001년부터 낸 액수는 총 약 45억7천만 원으로, 이는 르노삼성보다 2년 뒤에 출범한 GM대우의 기부금(71억 원)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01년 발표한 '르노삼성 중장기 발전계획'에서 1단계 회사 정상화→2단계 흑자전환→3단계 연산 50만 대 양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2004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천억~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경영이 정상화됐지만 50만대 양산체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라대 김대래(경제학과) 교수는 "르노삼성이 지역 대학과 공동연구하고 지역기업들과 협업 등 협력을 강화하고, 출범시 약속대로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부산시민에 의해 탄생하고 인수까지 이뤄진 기업인 만큼 부산의 대표기업으로서 지금이라도 부산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측은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복지재단이나 지역주민을 위한 스포츠센터 계획은 아직 없다"며 "2공장 증설여부는 한국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